끝까지 펑펑 쓰고 떠나는 文정부..임기 말 법 바꿔 '73조 퍼주기'

예산정책처, 재정수반 법안 153개 분석
巨與, 지난해 법개정 남발
아동수당 확대·첫만남이용권 등
복지분야 현금성 지원 대폭 증가
"매년 15조 투입되는 법 만들어"
文정부서 나랏빚 2배 불어
정권말까지 재정 확대 정책 고집
국가채무 5년간 592조→1076조

더불어민주당이 과반을 차지한 국회가 지난해 법 개정을 통해 늘린 재정 부담(조세지출+예산지출)이 연간 14조6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문재인 정부와 거대 여당 민주당이 현 정부 임기 막판까지 급증하는 국가채무를 방치한 채 펑펑 쓰고 떠나면서 새 정부에 부담을 안겼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국회예산정책처의 ‘2021년 가결 법률의 재정 소요 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회를 통과한 153개 재정 수반 법안으로 인해 향후 5년간 73조340억원의 재정 부담이 생긴 것으로 분석됐다. 연평균 14조6068억원꼴이다. 이 중 직접적으로 돈을 쓰는 예산 지출은 연간 7조6641억원이며, 세금을 깎아주는 조세 감면은 연간 6조9427억원이다. 예산정책처는 재정 수반 법안의 향후 5년간 비용을 추계하는데, 5년 이후까지 감안하면 실제 부담은 더 커질 수 있다.


항목별로 보면 복지 분야의 현금성 지원 확대가 가장 컸다. 영아수당 신설과 아동수당 지급 대상을 8세 미만까지 확대하는 아동수당법 개정으로 연평균 1조4392억원이 들어간다. 출산 부모에게 200만원을 지급하는 ‘첫만남 이용권’에도 연간 4261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됐다. 또 지방소멸대응기금 조성을 위해 연 9619억원, 코로나19로 피해를 본 소상공인 손실보상에 연 1조2436억원이 쓰일 것으로 예상됐다.

조세지출 중에선 고용증대세액공제 기간 연장이 연 1조674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 국가전략기술 연구개발(R&D)과 시설투자 공제 신설, 중고자동차 취득세 감면 연장 등에 조세지출이 이뤄졌다.

이 같은 재정 수반 법률 중엔 상황상 불가피한 것도 없지 않다. 코로나19 손실보상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재정지출 효과 분석 없이 선심성으로 지원되는 것도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예컨대 영아·아동 관련 수당은 선거 때마다 ‘단골 메뉴’이고 정부·여당도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필요한 정책이라고 주장하지만 문재인 정부에서 출산율은 매년 급감했다.

현 정부 임기 막판에 재정 부담이 큰 법안이 늘어난 점도 논란이다. 보통 법 개정을 통한 재정 부담 확대는 정권 출범 초반에 집중적으로 이뤄진다. 새 정부가 출범하면 공약을 정책에 반영하는 과정에서 재정 소요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후엔 새로운 지출 확대 정책을 펴기보다는 정권 초 만든 법안의 집행 및 내실화와 국가채무 관리에 신경 쓰는 게 보통이다.

문재인 정부도 처음엔 이런 ‘공식’을 따르는 듯했다. 국회에서 통과된 법안의 재정 부담을 보면 문재인 정부 출범 첫해인 2017년 9조2444억원에서 2018년 15조3323억원으로 늘어난 뒤 2019년 6조1915억원, 2020년 5조994억원으로 주춤해졌다. 주거급여 확대 등 현금성 지원, 문재인케어를 위한 건강보험 재정 지원 기간 연장 관련 법안은 정권 출범 초기에 가결됐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예산 지출과 조세 감면을 늘리면서 정권 출범 초기 수준인 14조원대로 치솟았다.

이는 윤석열 정부의 재정 운용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새 정부는 재정규율을 강조하고 있지만 현 정부에서 지출을 늘리는 법률 개정이 매년 이뤄지면서 지출 규모 통제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국가채무는 문재인 정부 출범 전 591조9000억원에서 올해 1075조7000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로 불어났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윤석열 정부 5년간 공약 이행에 209조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기존 예산 외에 추가로 연간 40조원 이상의 재원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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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