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도 제쳤다…카카오 급락에 속 타는 개미들, 8490억 사들였다
11일 증권가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들은 올해 증시 첫 개장일이었던 지난 3일부터 이날까지 카카오 주식 8497억원을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규모로만 보면 개미들의 최애 종목인 삼성전자까지 제치고 1위로 올랐다. 카카오 주가가 최근 불거진 오너리스크로 인해 지난 4일부터 이날까지 5거래일간 급락 마감하면서 개인들은 이른바 '물타기'에 나선 모양새다. 물타기란 주식의 가격이 하락할 때 추가로 매입해 평균매입단가를 낮추는 것을 의미한다.
카카오는 최근 그룹사인 카카오페이의 주요 경영진들이 상장 한달만에 스톡옵션을 행사해 약 900억원을 현금화하면서 논란에 직면했다. 통상 경영진의 대량 매도는 시장에 현재가 고점이란 인식을 주기 때문에 주가에는 악재로 작용한다. 이에 카카오페이 주가는 급락했고 투자자들의 분노는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실제 카카오페이의 경우 상장 후 최고가와 대비해 40%가 넘게 빠졌다.
카카오페이 경영진에 대한 도덕적 해이 논란이 일면서 카카오 그룹 전체의 책임론이 부상했다. 전날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가 자진 사퇴하는 등 사태를 수습하고 있지만 주주들은 차가운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있다. 카카오의 주가가 지난해 플랫폼 규제 이후 끊임없이 하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오너리스크 논란까지 불거지면서 불 난 집에 부채질을 했단 입장이다.
실제 카카오는 올해 들어서만 17%가 밀렸다. 카카오 주가는 전날 9만6600원에서 마감하며 10만원선이 깨진데 이어 이날은 1.66% 하락하면서 9만5000원까지 떨어졌다. 이날 장중 한때 9만4500원까지 밀리기도 했다. 지난해 6월 24일 52주 최고가(17만3000원)와 비교하면 약 반 년만에 주가가 45% 이상 빠진 것이다.
카카오의 지난해 실적 우려도 주가 하락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전날 기준 카카오의 지난해 컨센서스(시장 평균전망치)는 6102억원, 영업이익은 6787억원이다. 1개월 전 컨센서스와 비교하면 매출액과 영업이익 각각 101억원, 240억원 줄어든 수치다.
증권가에서도 속속 카카오에 대한 목표 주가를 낮춰 잡고 있다. 이달 들어 이베스트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NH투자증권 등 4곳에서 카카오의 목표주가를 하향했다. 증권사별로 이베스트투자증권 16만원→13만5000원, 한국투자증권 16만원→14만5000원, 삼성증권 18만원→16만원, NH투자증권 18만원→16만원 등을 제시했다.
NH투자증권 은 "정부의 플랫폼 사업 규제와 주요 자회사의 상장과 주가 하락, 금리인상과 같은 변수로 인해 최근 주가 하락이 나타나고 있으나 2022년에도 크게 성장할 실적과 신규 사업에 대한 투자와 성과를 감안하면 최근 주가 하락은 과도하다"면서도 "목표주가는 상장 자회사들의 주가 하락과 실적 추정치 하향을 감안해 하향한다"고 밝혔다.
한국투자증권 은 "목표주가 하향은 텐센트와 코인베이스의 밸류에이션 하락으로 카카오톡과 두나무의 가치를 하향 조정했기 때문"며 "2022년에도 이익 성장은 이어질 것이며 블록체인 등 새로운 신성장 동력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어 주가 조정을 매수 기회로 접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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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