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초가을 태풍이 창문을 한껏 흔들고 지나가니

옛사랑 그림자가 추억의 미로에서 흐느적거리고


메마른 기억들은  담장의 줄기처럼 앙상하건만

때만 되면 소리 없이 찾아와선 내 심장에 자리한다.


억세게 엉켜있던 그 많은 잎들도 하나 둘 떨어져

바람 따라 자유롭게 날아가건만


내 가슴 깊이 움켜 숨어 사는 그는

언제쯤 길 떠나가 주려나


시인 김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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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정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