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지마 옮기자"...포퓰리즘에 빠진 與 부동산 大戰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들이 잇따라 ‘반값 아파트’, ‘부지이전’ 등의 부동산 공약을 발표하자 표퓰리즘‧실효성 논란이 함께 불거지고 있다. 부동산이 곧 ‘민심’이라는 판단 아래 너도나도 ‘묻지마 식’ 정책을 내놓으면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4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서울공항 이전’을 통해 주택 7만호를 새로 공급하겠다는 부동산 공약을 발표했다.
그는 “서울공항은 주택 약 3만호를 공급할 수 있는 면적이다. 이에 강남-송파-판교의 업무 중심 벨트와 위례 신도시-성남 구도심 주거 벨트의 두 축이 연결된 인구 약 10만명 수준의 스마트 신도시가 가능하다”며 “주택은 공공 주도로 공급할 것이다. 대부분 국유지이고 이미 도로·지하철 등의 기반이 갖춰져 있기 때문에 조성원가도 최소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고도제한을 해제하면 서울공항 인근 지역에 추가로 약 4만호를 공급할 수 있다”며 “다만 그린벨트는 철저히 보호하고, 투기가 발생하지 않도록 개발이익환수를 100분의50까지 높여 공공성을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전날에는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임기 내 기본주택 100만호를 포함한 주택 총 250만호를 공급하겠다는 ‘기본주택’ 공약을 발표했다. 기본주택은 중산층을 포함한 무주택자가 건설 원가 수준의 저렴한 임대료로 역세권 등 좋은 위치의 고품질 주택에서 30년 이상 살 수 있도록 하는 일종의 공공주택이다.
이 지사는 "현재 30년 이상의 장기공공임대주택은 좁은 면적과 나쁜 위치, 열악한 주거조건으로 기피 대상“이라며 ”기본주택 대량 공급을 통해 토지임대부 분양을 포함한 장기임대공공주택 비율을 전체의 10%까지 늘리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부동산의 경우 폭탄 수준의 공급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임기 중 공공 임대주택 100만호와 반값 이하 공공 분양아파트 30만호를 공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박용진 의원은 김포공항 기능을 인천공항으로 이전하고, 해당 부지에 20만 가구를 수용할 수 있는 ‘최첨단 스마트시티’를 구축하자고 제안했고,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토지에 따른 불로소득을 근본적으로 차단하는 ‘지대 개혁’ 정책과 택지조성원가 연동제를 통해 부동산 문제 해결을 약속했다.
그러나 이 같은 정책은 표퓰리즘에 불과하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기본주택의 경우, 문제는 누군가가 그 재원을 부담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250만호를 지으려면 수백조원이 들어간다. 어마어마한 포퓰리즘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조승래 정 전 총리 캠프 대변인은 이날 이 지사의 기본주택을 거론하며 “역세권 30평대 10억원 아파트를 어느 땅에 어떻게 짓겠다는 것이냐”며 “이 정도로 비현실적인 공약이면 '장담'이 아닌 '설명'을 내놓아야 한다. 납득할 만한 설명은 내놓지 못한 채 ‘할 수 있다’만 되뇌는 것은 무능을 자인하는 태도”라고 질타했다.
이 지사 측은 이 후보의 서울공항 이전 공약에 대해 “선거철마다 나왔던 내용으로, 땅 장사꾼들이 부추겨온 것”이라며 “위치가 워낙 전략적 요충지인 만큼 국방부가 결사반대하고 있어 현실화 가능성이 낮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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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