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뚜기 라면값 인상..농심·삼양식품도 올릴까
오뚜기, 진라면 등 주요 제품 11.9% 인상
2008년4월 이후 13년만에 처음
농심, 5% 판가 인상시 영업익 24% 개선효과
삼양식품, 수출 비중 높아도 마진은 낮아
오뚜기가 다음달 1일부터 진라면 등 주력 제품 가격을 평균 11.9% 인상을 결정했다. 따라서 농심, 삼양식품의 제품가 인상도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농심과 삼양식품의 마지막 라면 가격 인상은 2016년 12월과 2017년 5월이다. 두 기업 모두 원재료 및 인건비 상승 부담에도 서민음식이라는 특수성을 감안해 가격 인상을 미뤄왔기 때문에 연내 가격 인상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식품업계에서 한 기업이 제품 가격을 올릴 경우 비슷한 제품군을 생산하는 경쟁사들도 제품 가격 인상을 단행하는 오래된 관행에 비춰볼 때 농심과 삼양식품의 제품 가격 인상도 금명간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16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라면의 원재료인 소맥, 팜유의 지난 5월 평균 가격은 전년동기대비 각각 27%, 71% 증가했다. 소맥 가격은 과거 2013년 수준, 팜유 가격은 2008년 수준까지 상승했다.
국제 곡물 가격 인상분은 통상적으로 3~6개월 시차를 두고 소재 업체 매입 가격에 반영되기 때문에 라면 업체들의 원가 상승 부담은 하반기에 더욱 가중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 같은 상황을 반영해 오뚜기는 제품 가격 인상을 결정했다. 대표 제품인 진라면(순한맛·매운맛)은 684원에서 770원으로 12.6%, 스낵면이 606원에서 676원으로 11.6%, 육개장(용기면)이 838원에서 911원으로 8.7% 인상된다.
오뚜기의 제품 가격 인상은 지난 2008년 4월 이후 13년 4개월 만이다. 최근 밀가루, 팜유와 같은 식품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등의 상승으로 불가피하게 가격 인상을 결정하게 됐다는 것이 오뚜기의 설명이다.
오뚜기의 결정으로 공은 농심과 삼양식품으로 넘어간 모습이다. 농심의 경우 지난해 원부재료 매입액에서 소맥분, 팜유등 주요 원재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59% 수준이다.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원가 부담이 클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실적 악화는 1분기에 현실화된 상황이다. 농심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실적으로 매출액 6344억원, 영업이익 29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동기대비 7.75%, 55.5%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2분기 실적도 하락이 예상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컨센서스 추정기관수 3곳 이상이 예상한 농심의 2분기 실적은 매출액 6343억원, 영업이익 201억원으로 집계됐다. 각각 전년동기대비 5.05%, 51.52% 감소한 수치다.
만약 농심이 판가를 인상할 경우 실적은 얼마나 개선될까. 금투업계에서는 농심이 주요 제품에 대한 가격을 5% 인상할 경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종전 추정치 대비 24% 개선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삼양식품도 비슷한 상황이다. 이 회사의 주력 제품은 불닭볶음면, 삼양라면, 나가사끼 짬뽕 등이다. 2016년부터 수출이 매출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원재료, 인건비, 물류비 부담 가중은 다른 업체들과 비슷한 상황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곡물을 포함한 주요 원재료 이외에도 비닐·박스 등 부자재 가격이 올라 라면업계가 버티기에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농심과 삼양식품도 시기의 문제일 뿐 가격 인상 수순을 밟을 수 밖에 없다는 예상이다.
한유정 대신증권 연구원은 "원재료 및 인건비 상승 부담에 농심, 오뚜기, 삼양식품 등 라면 3사 매출 총 이익률은 25% 대까지 하락했다"며 "원가 상승 부담으로 라면 업계의 연내 가격 인상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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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