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내분 격화…의협 ‘무기한 휴진’ 선언 후 의료계 내분…“회장 임의단체 아냐”

대한의사협회가 ‘증원 백지화’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27일부터 ‘무기한 휴진’을 하겠다고 선언한 가운데 의료계 내부에서 “처음 듣는 얘기”라며 황당해 하는 반응이 나오는 등 내부가 균열하는 모습이다.


▲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장이 지난 1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에서 열린 전국 의사 총궐기대회에서 대회사를 하고 있다.

19일 의료계에 따르면 이동욱 경기도의사회 회장은 이날 ‘27일 무기한 휴진 발표에 대하여’라는 입장문을 냈다.

이 회장은 입장문에서 “우선 27일 무기한 휴진이라는 발표를 (전국의사총궐기대회) 집회 현장에서 갑자기 듣고, 당황스럽게 해서 대단히 죄송하다”며 “저를 포함한 16개 광역시도 회장들도 임현택 의협회장이 여의도 집회에서 무기한 휴진을 발표할 때 처음 들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무기한 휴진의 적절성이나 찬반은 전혀 논하고 싶지 않다”면서 “회원들이 황당해하고 우려하는 건 임 회장의 회무에서 의사 결정의 민주적 정당성과 절차적 적절성이 전혀 지켜지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투쟁의 중심과 선봉에 서 있는 전공의 대표와의 불협화음도 모자라 대의원회, 광역시도회장, 감사조차 무시하는 회무는 회원들의 공감을 받기 힘들다”면서 “의협은 임 회장 1인의 임의단체가 아니고, 절차와 과정의 정당성이 중요한 공식 단체다”라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투쟁의 중심과 선봉에 서 있는 전공의 대표와의 불협화음도 모자라 대의원회, 광역시도회장, 감사조차 무시하는 회무는 회원들의 공감을 받기 힘들고 회원들의 걱정이 되고 있다”며 “의협은 임 회장 1인의 임의 단체가 아니고 절차와 과정의 정당성이 중요한 공식 단체”라고 강조했다.

이어 “무기한 휴진의 실현 가능성과 그 내용의 적절성에 관한 찬반은 별론으로 하고, 의사결정 회무 방식과 절차에 치명적 문제가 있다”며 “시도회장들이나 회원들은 존중받고 함께 해야 할 동료이지, 임 회장의 장기판 졸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대한전공의협의회도 의협의 일방적 발표에 불만을 표했다. 박단 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입장문에서 의협이 20일 출범 예정이라 밝힌 ‘범의료계대책위원회’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재차 밝혔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도 이날 SNS를 통해 “의협 대의원회나 시도의사회와 상의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무기한 휴진을 발표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면서 “임 회장은 대외 입장 표명을 더 신중하게 하길 바란다”고 짚었다.

앞서 임 회장은 전날 여의도공원에서 연 전국의사총궐기대회에서 오는 27일부터 대정부 요구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무기한 휴진에 들어가겠다고 선언했다. 이와 함께 의과대학 교수 단체 등이 참여하는 범대위를 구성해 대정부 투쟁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박 위원장은 의협이 범대위 공동위원장 자리를 제안한 것과 관련해 “들은 바가 없다”고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 그는 “현재 상황에서 협의체를 구성하더라도 대전협은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표명했다”면서 “의료계 내부에서 이런 소모적인 발언이 오고 가는 작금의 사태가 매우 안타깝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직한 전공의들이 원하는 것은 분명하다”며 “정부가 전공의 복귀를 원한다면 전공의와 이야기하면 되지만, 이미 대통령까지 만났고 정부의 입장 변화가 없는 지금 추가적인 대화는 무의미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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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