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칼럼] 노장들이여, 이제 그만 기득권을 내려 놓자.

요새 지방선거 관련 뉴스를 보면 정말 한심하다는 생각만 든다. 국민의힘에서 유승민 전 의원이 경기도지사에, 홍준표 의원이 대구시장, 더불어민주당에서 송영길 전 대표가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했다. 필자는 여기에 대해서 한마디 하겠다. 이들이 공통적으로 말하는 것은 “국민을 위해 헌신하겠다”것이다. 그런데 이말이 정말로 우리 국민들을 위한 것인지 의문이다. 필자의 생각은 예전에도 칼럼을 통해 말했지만 이들은 국민을 위한다는 말을 앞세워 본인이 가진 기득권을 절대로 포기할 생각이 없어보인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국민의 힘은 정치신인에게 공천심사시 가산점을 부여한다는 심사규정을 만들었다. 더불어민주당도 마찬가지로 청년 출마자에게 가산점을 부여하는 공천 심사규정을 만들었다. 그러나 이것은 기득권을 가진 선배 정치인들이 신인들에게 기회를 줬을 때 힘을 받을 수 있는것이지 유승민, 홍준표, 송영길(586세대)과 같은 선배 정치인들이 잇달아 출마를 선언하면 정치신인들에게 부여하는 가산점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일례로 21대 의원의 55%(166명)가 50대이며 60대(90명)와 70대(3명)를 합치면 50대 이상이 무려 86%(259명)에 이른다. 이런 상황에 정치신인들, 청년 정치인들이 설자리가 있겠는가.



중국의 고사에 '장강후랑추전랑(長江後浪推前浪·양자강 뒷물결이 앞 물결을 밀어낸다)'는 말이 있다. 이는 세대교체론의 대표적 글귀다. 송나라 유부(劉斧)의 소설 '청쇄고의(青琐高议)'에는 "덧없는 일, 새 사람이 옛사람을 대신하네(浮事新人煥舊人)", 명대 말기의 격언집 '증광현문(增廣賢文)'에는 "한 시대의 새 사람이 옛사람을 대신하네(一代新人煥舊人)"로 뒤따르는 구절이 다르지만 메시지는 같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는 의미다. 선배인 앞 물결 세대에겐 허무하지만 후배인 뒷물결 세대에겐 진취적 의미로 풀이된다. 옛사람들도 '장유유서'의 인위적 질서가 '후랑추전랑'의 자연 이치를 이길 수 없음을 알았다.

그런데 대한민국 정치판에는 선거때만 되면 항상 ‘올드보이의 귀환’이라는 화려한 수식어와 함께 정치 노장들이 계속 등장해서 출마를 선언한다. 우리의 노병들은 죽지도 않고 사라지지도 않는다. 한강의 앞 물결은 뒷물결을 용납하지 않는가 보다. 좀처럼 앞 물결을 밀어내지 못한다.

“세상이 바뀔 때는 둘 중 하나다. 뒤로 물러나든지 내가 바뀌든지.”라는 말이 있다. 앞서 말한 세명의 정치인 뿐만 아니라 기존의 기득권을 포기하지 못하는 정치인들이 바뀔 것이라 기대하지 않는다. 선배인 내가 바뀌지 못하면 뒤로 물러나서 후배에게 그 자리를 양보하는 것이 당연한 이치일 것이다.










이경주 뉴스젠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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