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출근길에서

세월 탓인가 단점을 설칠 때가 있다.


잠을 설치고도

무엇이 이끄는지

아직 잠결인 아내가 깰까

조심조심하며 창가에 선다


동녂에 여명의 깃발이

불그스레 다가오면

두 손을 모아 내 인생

오늘 하루를 잘 살 수 있기를

기원한다.


가을 아침 햇살이 빗살처럼

뻗치는 김포 들녘은

황금빗으로 물들여지고

부지런한 백로 한쌍

아침 사냥하러 날아간다


내 삶의 가을도 무르익는데

한 선배가 어제 보내온

쑥 인절미 한 상자가 고맙다


선수를 놓친

무례한 나는 어찌할까

인생 출근길에서 

생각을 더듬는다.


김춘식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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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정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