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구성 협상 '또' 결렬, 추경호 "빈손 협상 무의미… 앞으로 만날 일 없다"

국회 원 구성을 두고 여야 원내대표가 23일 협상을 이어갔지만 최종 결렬됐다. 국민의힘은 “‘빈 손 협상’은 더 이상 무의미하다. 앞으로 만난 일도 없다”며 결렬을 알렸다. 더불어민주당은 “여당이 상임위원 명단을 제출하지 않으면 25일 야당 단독으로 본회의를 개최해 원 구성을 마무리 짓겠다”며 사실상 ‘상임위 독식’을 예고했다.


▲ 우원식 국회의장이 21일 오후 국회의장실에서 원 구성을 위한 양당 원내대표 회동에서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왼쪽)와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기념촬영하고 있다.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는 이날 우원식 국회의장 주재 회동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과 국회의장이 지금까지 여야 간의 협상 과정에서 보여준 입장과 태도에 대해서는 매우 유감스럽다”며 “오만한 민주당은 단 한 치의 움직임도 없이 시종일관 똑같은 얘기만 반복했다”며 결렬 책임을 민주당에 넘겼다.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24일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어떻게 결론 내려질지에 따라 원구성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며 “국민의힘이 아무런 제안을 하지 않으면 본회의 표결에 맡길 수 있기 때문에 (상임위 배분이) 11대 7이 아닌 결과 나올 수도 있다”고 했다.


추 원내대표는 "우 의장도 협상 재촉만 했지 어떠한 중재안도 제시한 바 없고,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도 기존 입장만 반복할 뿐 어떠한 타협안 또는 협상안을 제시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의장의 표현을 빌리자면 '며칠 말미를 더 준 것이고, 그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이라는 정도에 머물고 있다"며 "지금까지 여야 간 협상 중재 과정에서 보여준 입장과 태도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제 앞으로 만날 일 없다. 앞으로 어떻게 대응할지는 국민의힘에서 의원 총의 모아 스스로 결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의힘은 오는 24일 오전, 7개 상임위원장 수용 여부를 놓고 의원총회를 다시 개최할 예정이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을 상대로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민주당이 11개 상임위원장 선출 후 남은 여당 몫 7개 상임위원장을 수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원내 관계자는 “의석수가 적어 협상력이 약한데 7개 상임위라도 가져와야 한다는 실용론과 명분 없이 민주당에 끌려갈 수 없다는 의견이 분분하다”라고 설명했다. 임기 2년인 국회 전반기 법제사법위원장과 운영위원장을 각각 1년씩 맞교대하는 방안을 민주당이 거부한 뒤 뾰족한 대응 방법도 없는 상황이다. 여당은 원구성 협상 방향에 대해 24일 오전 의원총회에서 결론을 내릴 전망이다.

민주당은 25일 본회의를 열고 원구성 협상을 마무리 짓겠다는 태도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국민의힘이 7개 상임위원장을 수용할지 말지만 남은 상황”이라며 “개원 후 한 달이 다 되어 가는데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다”고 밝혔다다. 이해식 수석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이제 더 이상 (국민의힘을) 기다려 줄 수 없다”며 “22대 국회 열차는 주말이 끝나면 18량 모두 출발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민주당은 다음 달 4일까지로 예정된 6월 임시국회에서 교섭단체 대표 연설과 대정부 질문을 마쳐야 한다는 점도 원구성 강행 근거로 들고 있다. 강유정 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6월 임시회 내에 대정부 질문까지 마무리 짓는다는 당초 계획에서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국회의장실 관계자도 “예정된 국회 일정이 있는 상황에서 무기한으로 본회의 개최를 미루기는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뉴스젠,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