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영장 기각' 유창훈 판사 송영길 구속 여부 결정… 18일 실질심사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구속 여부를 이재명 대표의 영장을 기각했던 유창훈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가 결정하게 됐다.

서울중앙지법은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송 전 대표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오는 18일 오전 10시부터 유 부장판사의 심리로 진행한다고 14일 밝혔다.


▲ 민주당 돈봉투 사건의 최종 수혜자로 지목된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첫 소환 조사를 받기 위해 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출석하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검사 최재훈)는 전날 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과 외곽 후원조직인 '평화와 먹고사는 문제연구소(먹사연)'로부터 받은 후원금과 관련 정당법·정치자금법 위반 및 특정범죄가중법상 뇌물 등 혐의로 송 전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송 전 대표는 전당대회를 앞둔 2021년 3∼4월 총 6650만원이 든 돈봉투가 민주당 국회의원, 지역본부장들에게 살포되는 과정에 개입한 혐의를 받는다. 이외에도 2020년 1월∼2021년 12월 먹사연을 통해 7명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받은 혐의도 있다. 이 가운데 송 전 대표가 2021년 7∼8월 박용하 전 여수상공회의소 회장으로부터 받은 4000만원은 "여수국가산업단지 내 소각처리시설 신·증설 추진과 관련해 인허가 절차가 신속히 진행될 수 있도록 설득해 달라"는 취지의 부정한 청탁과 함께 받은 뇌물이라고 검찰은 판단했다.

유 부장판사는 앞서 지난 9월 백현동 개발·대북 송금 의혹과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에서의 위증교사 혐의로 이재명 대표에 대해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기각한 바 있다.

당시 유 부장판사는 "피의자의 방어권 보장 필요성 정도와 증거인멸 염려의 정도 등을 종합하면, 피의자에 대해 불구속수사의 원칙을 배제할 정도로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특히 유 부장판사가 "위증교사 혐의는 소명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히면서도 나머지 혐의들에 대해 다툼의 여지가 있다거나 이미 증거가 확보돼 있다는 등 이유로 이 대표에 대한 영장을 기각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당시 서울중앙지검은 "위증교사 혐의가 소명됐다고 인정하고, 백현동 개발 비리에 피의자의 관여가 있었다고 볼 만한 상당한 의심이 있다고 하면서도 대북송금 관련 피의자의 개입을 인정한 이화영의 진술을 근거로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한 판단에 대해서는 납득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 서울중앙지검은 "위증교사 혐의가 소명됐다는 것은 증거인멸을 현실적으로 했다는 것임에도 '증거인멸 염려가 없다'고 판단하고, 주변 인물에 의한 부적절한 개입을 의심할 만한 정황들을 인정하면서도 '증거인멸 염려가 없다'고 하는 것은 앞뒤가 모순된 것"이라고 지적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송 전 대표가 구속되면 검찰이 정치적 목적의 '표적수사'를 하고 있다는 민주당의 비판은 설득력을 잃게 되고 검찰이 수사의 정당성을 확보해 돈봉투를 수수한 현역의원 20명에 대한 수사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반면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이어 송 전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될 경우 검찰은 엄청난 후폭풍을 맞게 될 것으로 보인다. '무리한 정치적 기획수사'라는 야당의 지적에 힘이 실리며 검찰 수사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돈봉투 의혹과 관련된 혐의의 경우 송 전 대표가 돈봉투가 살포되는 과정을 인지했었다는 점을 검찰이 어떤 증거들로 입증할 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앞서 구속기소된 관련자들이 법정에서 송 전 대표에게 불리한 진술을 하고 있는 점은 송 전 대표 입장에서는 부담이다. 검찰 주변에서는 송 전 대표가 '별건수사'라고 반발해온 먹사연 후원금 관련 혐의를 법원이 더 중하게 보고 영장을 발부할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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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