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바꾸자”는 인요한 혁신위…영남 다선 ‘국힘 기득권’ 바뀔까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24일 “이번에 다 바뀌어야 한다”며 전날에 이어 재차 쇄신을 강조하고 나섰다. 내년 총선 공천규칙 등을 논의할 별도의 총선기획단 출범이 예정된 상황에서 혁신위가 공천 관련 제안을 얼마나 적극적이고 구체적으로 내놓을진 미지수다. 하지만 당 쇄신과 혁신의 성패는 결국 인적 쇄신, 특히 국민의힘에서 ‘기득권층’으로 꼽히는 영남 중진 물갈이와 연관될 수 밖에 없어 당내에 미묘한 긴장감이 흐른다.


▲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24일 여의도 당사로 들어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인 위원장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저는 전문가들을 모셔서 그분들의 이야기를 취합해 좋은 방향을 잡아 나가는 도구”라며 “당과 대한민국을 위한 기초를 다져야 한다. 이번에 다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총선 공천규칙도 손을 볼 것이냐’는 질문에는 “예습·복습할 시간을 좀 달라”며 즉답을 피했다.

인 위원장은 관련 언급을 삼가고 있지만, 혁신위가 내놓을 혁신안엔 인적 쇄신안이 포함될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전날 인 위원장이 ‘김기현 대표가 무서울 정도로 권한을 많이 부여해줬다’고 하지 않았나”라며 “‘기득권 내려놓기’ 정도 가지고 그렇게 표현할 순 없다. 결국 인적 쇄신과 연결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혁신위가 공천규칙을 구체적으로 거론하지 않더라도, 큰 틀의 공천 방향은 제시할 것이라는 얘기다.

소속 의원 111명 가운데 영남 출신이 56명으로 절반이 넘어 ‘영남당’ 지적을 받는 국민의힘 특성상, 공천에 있어 인적 쇄신은 영남 현역 의원 ‘물갈이’에 초점이 맞춰질 가능성이 크다. 이미 당 안에선, 부산 해운대갑에서 3선을 한 하태경 의원이 지난 7일 수도권 출마를 선언하면서 다른 영남 중진들의 ‘결단’ 요구가 번지는 상황이다. 이날도 장예찬 최고위원은 와이티엔(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영남에서 3선, 4선 하는 분들이 먼저 (험지 출마로) 솔선수범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인 위원장도 최근 한 언론에 “낙동강 하류 세력은 뒷전에 서야 한다”며 이런 주장에 힘을 실은 바 있다. 당 일각에선 혁신위가 ‘동일 지역구 3선 금지’ 등과 같은 파격안을 내놓을 수 있다는 추측도 나온다.

다만, 당 안에선 혁신위가 영남을 중심으로 한 인적 쇄신안을 내놓더라도 실행에 이르려면 지도부의 의지가 중요하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김기현 대표(울산 남구을, 4선), 윤재옥 원내대표(대구 달서구을, 3선), 이만희 사무총장(경북 영천시·청도군, 재선)이 모두 영남에 지역구를 둔 터라 ‘셀프 쇄신’이 가능하겠느냐는 취지다.

인 위원장은 26일까지 혁신위 인선을 마무리하고 최고위원회의 의결도 마칠 계획이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인 위원장이 혁신위에 여성·청년이 많이 합류하길 바란다. 11명 안팎으로, 원내에선 한두 명 정도 포함되고 나머지는 원외·당외 인사로 구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혁신위에 비윤계 인사가 포함될지도 주목된다. 인 위원장은 “모두 다 내려놓고 하려고 한다”며 가능성이 열려 있음을 시사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이르면 다음주 총선기획단을 발족할 것으로 보인다. 당 핵심 관계자는 “시기적으로 총선기획단은 다음주에는 출범시켜야 한다고 보고 있다”며 “총선기획단과 혁신위의 역할을 사전에 조율하지는 않는다. 혁신위에서 뭐가 나오면 당에서 수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인재영입위원회도 총선기획단과 약간 시차를 두고 발족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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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