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기 왜 모른다 했나' 유족 물음에 李측 "블랙아웃.."

지난 2월 연락해온 이재명 측 인사.."도와줄 마음 안 생기냐" 묻기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15년 성남시장 재직 당시 해외 출장 중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과 함께 찍은 사진.

대선 기간이었던 지난 2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측 인사가 고(故)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공사) 개발 1처장 유족 측에 먼저 연락해와 “도와줄 마음이 안 생기냐”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24일 채널A에 따르면 김 전 처장 유족 측은 이 전 후보 캠프 측 인사 A씨와 지난 2월 2일 통화한 녹음 파일을 공개했다. 통화에서 유족이 이 후보가 성남시장 때 김 전 처장을 몰랐다고 한 것에 대한 설명을 요구하자 A씨는 “갑자기 누가 확 들이대면 블랙아웃 된다. 그럴 경우에는 모른다고 일단 대답을 하는데”라고 해명했다.

유족이 “기억이 안 난다고 하지 않았느냐”고 재차 묻자 A씨는 “원론적인 답변이지. 돌아와서 보니까 미안하고”라고 말했다. 이에 유족이 “에이, 그건 진짜 말도 안 되죠. 필드도 같이 나갔는데. 골프 치시잖아요. 골프 치시죠?”라고 하자 A씨는 답하지 않았다고 한다.


A씨는 2018년 이재명 경기지사 캠프 출신으로 같은 해 경기도 산하 기관장을 지냈으며, 대선을 앞둔 지난 1월 사퇴한 인물로 알려졌다.

유족은 “가장 서운한 건 자기(이재명 대표)가 직접 연락해서 만나자고 하든가. 저희를 진정시키려면 그 정도는 해야 되지 않나. 사장님께서 저 만나시러 오신 것도 조심스러우셨을 거잖나”라고 묻자 A씨는 “조심스럽지 않다면 거짓말이고, 본인도 부담스러움이 있었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유족이 “솔직히 말해서 어떻게 나오는지 궁금했다. 물론 사장님이 왔지만 제가 받아들이기는 캠프 대표로 온 것처럼 받아들여진다”고 하자 A씨는 “뭐 의논을 하고 왔죠. 개인적으로 했다고 하면 시간 낭비고”라고 얘기했다. 이 후보 측을 대리해 대화에 나선 듯한 발언을 한 것이다.

A씨는 “도와줄 마음이 전혀 안 생기는지”라며 이 대표를 도와달라는 뜻을 전하기도 했다.


A씨와 1시간 넘게 대화한 뒤 유족은 이 후보 측의 추가 연락을 기다렸으나 답이 없자 기자회견을 열었다고 한다. 유족은 지난 2월 23일 기자회견을 열고 김 전 처장이 이재명 대표가 성남시장 재직 때부터 알고 있었다는 정황 자료를 공개했다. 이 자리에서 유족은 “이재명 후보님의 연락을 기다리던 저희 가족은 다시 한번 배신감을 느끼며 진실을 밝히는 게 도리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지난해 12월 22일 방송 인터뷰 등에서 김 전 처장에 대해 “하위 직원이라 시장 재직 때는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대장동 개발 사업의 주무 부서장이었던 김 전 처장은 지난해 12월 21일 공사 건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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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