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직접 가서 화재 알렸다" vs 카카오 "우리가 전화걸어 파악"

SK C&C “오후 3시23분에 알려”…통화기록 공개

카카오 “우리가 오후 3시40분께 전화해 파악했다”

▲15일 오후 화재가 발생한 경기 성남시 분당구 삼평동 SK 판교 캠퍼스 A동에서 소방관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카카오 서비스 먹통사태의 원인인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 사건 인지 시점을 놓고도 SK C&C와 카카오 사이에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SK는 사고 당일인 15일 오후 3시33분에 카카오에 직접 가서 화재를 알렸다고 밝혔다. 반면 카카오는 오후 3시40분이 넘어 SK에 자신들이 전화를 걸고 나서야 화재 상황을 파악했다는 입장이다.

SK C&C 관계자는 “화재와 함께 비상경보등과 사이렌이 울렸고 화재 4분만인 오후 3시 23분에 판교 데이터센터 현장에 나와 있는 고객사 직원들 사무실로 뛰어가 직접 화재를 알리며 대피시켰다”고 말했다. 이어 “여기에는 카카오와 그 계열사들도 포함됐다”고 확인했다.

이 관계자는 “카카오엔터프라이즈에서 오후 3시35분께 먼저 전화해 서버 장애 발생 원인을 문의했으며, 화재 경보 사실을 알리고 ‘확인 중’이라고 답변했다”고 밝혔다. SK는 데이터센터 담당자가 카카오 측과 나눈 통화기록 화면까지 21일 공개했다.

SK C&C 측은 카카오로부터는 2분 뒤인 3시37분에, 카카오페이에서는 3시41분에 같은 내용으로 전화가 왔다고 밝혔다. 또 오후 4시52분께 전체 서버에 대한 전력 공급을 차단하기 전 이를 안내한 통화기록도 공개했다.

SK C&C 측은 “소방 관계자에게 화재를 진압할 때 물을 사용하고 전원을 차단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설명을 들었다”면서 “오후 4시40분부터 카카오,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카카오페이 등 고객사에 이를 알리고 협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주요 통화내용은 전화 앱 자동녹음 기능에 따라 파일이 남아 있다”고 강조했다. SK C&C 관계자는 “소모적인 논쟁이 그만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고 책임을 놓고 카카오 측은 화재 사실을 빨리 전달받지 못했고, 사전 준비도 안된 상태에서 SK가 전원을 차단하는 바람에 피해가 커졌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카카오는 서버를 따로 보관하는 ‘이중화 조치’를 충분히 하지 않았다고 잘못은 시인했으나, 화재 자체를 놓고는 SK C&C와 이견을 보여왔다.

반면 SK는 화재 사실을 제때 알리고, 소방당국의 권고에 따라 카카오 측과 협의 하에 전력을 모두 차단했다는 입장이다. 이는 향후 벌어질 수 있는 카카오의 SK에 대한 구상권을 가를 중요 요소로 평가된다.

카카오 측은 전체 전원을 끊기 전에 카카오 서버 쪽 전원 상당수를 먼저 내린 데도 불만을 표해왔다. 카카오 서버 전원이 내려간 시각은 사고 당일 오후 3시33분이다. 이는 소방당국이 물을 사용하기 위해 데이터센터 전체의 전원을 차단한 오후 4시52분보다 1시간 20분가량 빠르다.

카카오 측은 “화재 발생 직후 서버 상당수가 차단된 상태였다”며 “통보 여부와 관계없이 이미 장애를 인지하고 있었으며, 시점은 큰 의미가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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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