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 잘해서 찍었겠나, 민주당 못해서 우리가 이긴 것"

[6.1 지방선거]윤석열 '티켓 파워'에 대통령실 고무 분위기
"0.73%p 역대 최소차, 집권 부담 덜었다"
한미정상회담·광주행 등 '빅이벤트' 호재도

윤석열 대통령은 6·1 지방선거 결과에 대해 “경제를 살리고 민생을 더 잘 챙기라는 국민의 뜻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2일 말했다. 대통령실은 “자만을 경계하자”면서도 동시에 지방권력을 통한 국정운영 동력을 기대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2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2 대한민국 고졸 인재 채용엑스포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새벽까지 이어진 지방선거 개표 결과를 보고 “성숙한 시민의식에 따라 지방선거가 잘 마무리돼 감사드린다. 윤석열 정부는 첫째도 경제, 둘째도 경제, 셋째도 경제라는 자세로 민생 안정에 모든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고 강인선 대변인이 전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서민들의 삶이 너무 어렵다. 경제 활력을 되살리는 게 가장 시급한 과제”라며 “이를 위해 앞으로 지방정부와 손을 잡고 함께 어려움을 헤쳐나가겠다”고 강조했다고 한다. 이는 윤 대통령이 공약으로 내걸었던 기업 규제철폐 등 각종 개혁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연승하면서 중앙과 지방의 권력을 모두 거머쥔 데 따른 자신감을 내비친 것이다.

대통령실 또한 윤 대통령의 ‘티켓파워’에 고무된 분위기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한겨레>에 “대선에서 0.73%포인트 차이라는 역대 최소 표차로 이기면서 여론전에 부담을 느껴왔다”며 “그러나 광역자치단체장뿐 아니라 기초단체장에서도 큰 승리를 거두면서 집권 부담을 덜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윤석열 정부에 제대로 일을 맡겨보자는 뜻 아니겠나. 취임 이후 보였던 모습들이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고 본다”고 전했다. 특히 취임 뒤 11일 만에 진행된 한-미정상회담(5월21일)과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 참석 등 ‘빅이벤트’가 호재로 작용했다는 게 대통령실 분석이다. 여권 관계자는 “윤 대통령의 행보가 중간지대에 있던 국민들의 표심을 가져오는 기회였다”고 자평했다.

다만 ‘허니문 효과’를 경계하자는 목소리도 나온다. 윤 대통령 취임 22일 만에 치러진 이번 선거를 제대로 된 성적표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취임 한 달도 지나지 않았는데 윤석열 정부가 잘해서 찍어줬겠나. 민주당이 못해서 그런 것”이라며 “투표율이 낮은 승리에 빠져있으면 안 된다. 역풍을 경계하며 자만하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실제 ‘윤심’을 앞세웠던 김은혜 경기도지사 후보는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패배했다. 윤 대통령의 개혁 추진에 대한 우려도 있다. 한 관계자는 “경제 이슈에 집중해야 하는데 대응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며 “윤 대통령이 강조한 연금‧노동‧교육 3대 개혁도 어젠다를 던진 수준이라 구체화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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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