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엔 안 그랬는데…" 바람은커녕 계양을에 발 묶인 민주당

6ㆍ1 지방선거가 임박할수록 더불어민주당이 ‘울상’을 짓고 있다. 열세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기는커녕 이재명 후보의 등판으로 ‘따 놓은 당상’으로 여겼던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 승리까지 잃을 위기를 맞은 것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후보 겸 총괄선대위원장이 30일 계양구 캠프 사무실에서 열린 합동 기자회견에 참석해 시계를 보고 있다

민주당의 요즘 분위기는 4년 전과 비교하면 격세지감마저 느껴진다. 2018년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과 한반도 평화 무드를 배경 삼아 ‘웃으며’ 6ㆍ13 지방선거를 치렀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바람의 구심점이 되겠다”던 이 후보는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라는 직함이 무색하게 계양에만 발이 꽁꽁 묶인 형국이다.


선거 D-2, 인천에 '총집결'한 민주당 지도부


이재명 위원장은 선거를 이틀 앞둔 30일 공동상임선대위원장 윤호중ㆍ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과 지지층 총결집을 촉구하는 대국민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위원장은 “민주당에 대한 실망도 잘 알고 있지만, 오직 국민만 바라보고 국민이 만족하실 때까지 혁신하겠다”며 “더 나은 삶을 위해,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민주당에 균형을 통한 국정 안정의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

선거 지휘부 격인 ‘톱3’가 모인 장소는 인천 계양구의 이 위원장 캠프 사무실. 강원ㆍ부산에서 각각 유세 지원 일정이 잡혔던 윤호중ㆍ박지현 위원장이 일부러 이곳에 들른 것이다. 이 위원장은 “총괄선대위원장이 1인 2역을 하다 보니 (계양 기자회견이)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승리 장담 못해"... 계양에 묶인 '넘버1'


그의 말처럼 인천에서의 만남은 불가피했다. 이 위원장에게 지역구를 비울 만한 여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계양이 민주당의 우호지역이었던 데다, 이 위원장이 여당 대선후보를 지낸 만큼 처음에는 상대(윤형선 국민의힘 후보)를 너끈히 이길 것으로 자신했다. 하지만 여론조사 공표 금지 기간 직전 공개된 여론조사에서도 두 후보는 ‘초접전’을 벌여 승리를 장담할 수 없게 된 것이다.

국민의힘이 계양을에 당력을 집중하고 있는 것도 이 위원장이 쉽사리 자리를 비울 수 없는 이유다. 민주당의 한 수도권 의원은 “계양에는 이 위원장 개인의 정치 생명만이 아니라, 여러 우려에도 불구하고 그를 후보로 세운 민주당의 운명까지 걸려 있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이날 하루를 꽉 채워 계양에서 보냈다. 앞서 8일 “저의 모든 것을 던져 전국 과반 승리를 이끌겠다”던 출마선언과 동떨어진 행보였다.


4년 전 추미애는 산토끼 잡으러


4년 전 민주당의 처지는 정반대였다. 6ㆍ13 지방선거를 이끌던 추미애 당 대표 겸 상임선대위원장은 선거 막판 격전지와 험지를 두루 누볐다. 선거 하루 전인 12일에는 경부선(부산→울산→대구→대전→서울)을 따라 광폭 행보를 했고, 그 전날에는 민주당 취약지역인 경남과 서울 강남을 찾았다.

이 위원장의 빈자리는 윤호중ㆍ박지현 위원장이 채우고 있다. 윤 위원장은 이날 강원지역을 방문해 전날 ‘강원특별자치도 설치 특별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사실을 상기시키며 “이광재 강원지사 후보의 공”이라고 치켜세웠다. 박 위원장은 부산에서 지원 유세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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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