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배가 민주당 의원 측에 2억 원 전달"..檢 진술 확보

작년 11월 ‘대장동 조사’ 때 진술…檢, 정영학 녹취록서도 ‘돈 전달’ 확인
당시 대장동팀, 政-官-法 전방위 로비… 김씨 “보좌관 만났으나 사실 아냐”
보좌관 “사실무근… 관계도 없는 사이”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가 과거 민주통합당(現 더불어민주당) 의원 측에 금품을 전달했다는 진술을 검찰이 확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검찰은 진술을 받고도 이를 뒷받침할 물증은 수개월째 찾지 못해 해당 의혹에 사실상 무혐의 결론을 내렸다.


▲대장동 의혹 김만배·남욱 (왼쪽부터)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검사)은 지난해 11월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김만배씨가 민주당 A의원 측에 현금 2억 원을 전달했다'는 내용의 진술을 확보했다. 총선을 앞둔 2012년 초 서울 서초동의 한 식사 자리에서 천화동인 7호 소유주인 전직 기자 배모씨가 현금 2억 원을 마련해 쇼핑백에 담아왔고, 이를 김씨가 받아 A의원 보좌관에게 줬다는 것이다.

남 변호사는 검찰 조사에서 "당시 김씨가 '보좌관을 통해 A의원에게 2억원을 주겠다'며 돈을 갖고 갔고, 이후에도 김씨로부터 'A의원 보좌관에게 2억원을 전달했다'는 얘기를 들었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김씨가 돈을 갖고 갔지만 아무런 효과가 없었고, 돈을 돌려받지도 못했다며 '배달 사고' 가능성까지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남 변호사와 천화동인 5호 소유주 정영학 회계사의 녹취록에서도 해당 내용을 확인했다. 2012년 9월 27일자 녹취록에는 남 변호사가 정 회계사에게 “A 보좌관. 돈 갖고 간 사람”이라며 “우리 돈 갖고 간 놈이 그놈이다. 돈 직접 받아서 전달한 사람”이라고 언급한 대목이 나온다. 남 변호사는 “A 보좌관이 김 씨하고 친해요. 둘이”, “A 보좌관은 만배 형한테 꼬랑지예요. 와 하면 오고, 가 하면 가고 그래요” 등 둘의 관계를 구체적으로 설명하기도 했다.

2012년 당시 이들은 대장동 개발을 민관합동 개발 방식으로 변경하기 위해 김 씨를 로비 창구로 영입하고 정관계 및 법조계 인사들을 대상으로 활발하게 로비를 펼쳤다.

2010년 취임한 이재명 성남시장은 대장동 개발을 공영 방식으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했는데, 이렇게 될 경우 2009년부터 시행사를 설립해 토지를 매수하는 등 민영 개발 방식으로 개발사업을 추진하던 남 변호사 등에게 막대한 손해가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김 씨가 대학 선배이자 과거 성남시장 정책보좌관으로 근무했던 A 보좌관을 상대로 로비에 나섰을 개연성이 없지 않은 것이다.

검찰이 확보한 남 변호사의 메모에도 “양모 씨 대여금 내역, 2012년 4월. 김만배에게 인허가 관련 비용으로 1억 원 지급”이라는 문구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양 씨는 천화동인 7호 소유주 배 씨의 부인으로, 등기부상 천화동인 7호 대표자다.

이에 대해 김 씨는 검찰 조사에서 “대장동 개발 현황에 대해 물어보기 위해 A 보좌관을 두어 번 만났다”면서도 로비 의혹은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남 변호사로부터) 생활비 명목으로 8000만 원은 받았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검찰은 지난해 11월 남 변호사의 관련 진술이 나온 후 사실관계 확인에 나섰다. 하지만 뚜렷한 물증을 추가로 확보하지 못해 A 보좌관 등에 대한 대면조사는 진행하지 않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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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