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때리던 與, 부메랑으로 돌아온 '배우자 리스크'에 곤혹

'김건희 녹취록 맹공' 민주당, 김혜경 의혹엔 "일단 지켜보자" 신중
박용진 "거짓말 해명이나 얼렁뚱땅 넘어가려는 태도 도움 안 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배우자인 김혜경씨를 둘러싼 '과잉 의전' 논란이 확산되면서 대선 33일을 앞두고 배우자 리스크가 또 하나의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민주당은 적극적으로 해명하며 사태 진화에 나섰지만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배우자인 김건희씨의 7시간 녹취록 사태와 같은 배우자 문제가 부메랑이 돼 돌아오자 곤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김씨는 '직접 복용' 목적으로 경기도청 공무원을 통해 호르몬제를 '대리 처방'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JTBC는 지난 3일 '김씨가 호르몬제를 처방받지 않았다는 것은 거짓말'이라는 전 경기도청 직원 A씨의 주장과 관련 처방전을 공개하면서, 김씨가 지난해 4월 분당 서울대병원에서 진료를 받고 호르몬제를 처방받았다고 보도했다.

이는 A씨에게 김씨를 위한 대리 처방 등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진 전직 공무원 배모씨가 지난 2일 민주당을 통해 발표한 입장문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주장이다.

배씨는 입장문에서 "늦은 결혼과 임신 스트레스로 남몰래 (제가) 호르몬제를 복용했다"며 대리 처방의 주인공은 김씨가 아니라 자신이었다고 해명한 바 있다.

민주당은 관련 보도가 나오자 신중한 태도를 보이면서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선거대책위원회 관계자는 4일 뉴스1과 통화에서 "내부적으로도 (사태파악에) 곤란한 게 개인적인 영역이고 A씨 얘기와 배씨의 얘기가 엇갈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공식적으로 누가 후보 주변에서 밝힌 적이 없어 혼선이 있을 수 있지만 현재 후보 배우자는 대리 처방에 대해서는 '시킨 바 없다'고 기억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씨를 둘러싼 의혹을 해명하는 과정에서 또다른 논란이 불거지자 당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같은 날 YTN에 출연해 "거짓말을 하거나 혹은 얼렁뚱땅 넘어가려고 하는 태도는 하등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오히려 이 후보에게도 부담이 될 뿐이다"고 우려했다.


반면 김건희 녹취록 사태로 민주당의 총공세를 당했던 국민의힘에서는 반격에 나섰다.

최지현 국민의힘 선대본부 수석부대변인은 3일 논평을 통해 "민주당은 반성하기는커녕 약을 김씨의 사적 용무를 도와 온 배씨가 먹었다고 해명했지만 대다수 국민들은 허위 해명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6개월분의 같은 약을 처방받은 것이 진정한 우연이란 말이냐"고 공세 수위를 높였다.

국민의힘은 '김혜경 황제갑질 진상규명센터'를 설치하고 김씨를 고발 조치하겠다는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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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