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윤석열 토론 결렬? 野 "범죄자료 왜 지참 못하나" 與 "억지"

이재명측 "윤 후보측이 억지"..양자토론 난항 서로 책임전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실시하기로 한 양자토론을 오는 31일 실시하기로 한 가운데, 양측이 30일 오후 6시까지도 토론 방식에 대해 합의하지 못했다. 양측 실무 협상은 후보들이 토론장 안에서 대장동 개발사업 비리 의혹 관련 자료를 지참할 수 있을지를 둘러싼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잠정 결렬된 상태다.



토론 실무 협상을 맡은 국민의힘 성일종 의원은 입장문에서 민주당을 향해 “지난 13일 양당 협상단의 합의 사항은 국정 전반에 대한 모든 현안에 1대1 자유토론을 하는 것이었다”며 “하지만 이 후보 측은 지속적으로 말을 바꾸고, 협상 때마다 새로운 조건을 내걸면서 합의를 어렵게 했다”고 했다.

성 의원은 토론회에 두 후보가 자료를 지참해서는 안 된다는 민주당의 주장에 대해 “이 후보님, 범죄혐의 자료를 왜 지참 못하냐”라며 “거짓말로 수다나 떠는 사기쇼하자는 거냐”고 했다. 그는 “저희 입장은 범죄 혐의와 관련된 자료 등은 지참을 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또 그는 “대장동 관련 질문을 했을 때 이 후보가 교묘한 말솜씨와 궤변으로 일관할 경우 자료나 증거 없이 반박할 수 있나”라며 “근거자료의 제시는 국민판단을 돕기 위해 필수사항”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마지막으로 다시 제안한다. 오늘 밤 늦게라도 협상을 재개하자”고 했다. 그는 이날 밤 12시를 시한으로 제시하고, 이 후보 측의 응답을 기다리면서 국회 경내에 대기하겠다고 말했다.

성 의원은 민주당이 협상에 불성실하게 응했다고도 했다. 그는 “(국민의힘) 협상단은 오후 3시쯤 민주당 박주민 단장에게 오후 4시에 협상을 재개하자고 연락했지만, 4시가 지나서까지 답장이 없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신 민주당은 대변인 성명으로 국민의힘이 토론을 거부했다고 발표하며 책임을 떠넘겼다”고 했다.

앞서 민주당 선대위 수석대변인인 조승래 의원 이날 오후 3시30분 브리핑에서 “국민의힘은 결국 토론을 거부했다”면서 “민주당은 ‘주제 구분 없이 하자, 자료 없이 무제한 토론을 하자’는 국민의힘 요구를 다 수용했음에도 끝끝내 이를 거부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조 의원은 “자료 없이는 토론을 못하겠다. 더 나아가 정책토론 대신 본인이 원하는 네거티브만 하겠다는 윤 후보의 발상에 경악을 금치 못하겠다”고 했다. 성 의원 발언은 이 같은 조 의원 설명이 거짓이라는 주장이다.


성 의원이 입장문을 발표한 후, 민주당 방송토론콘텐츠 단장을 맡고 있는 박주민 의원은 출입기자들에게 배포한 문자 메시지에서 “윤 후보 측에서 억지를 부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후보는 윤 후보의 주장을 수용해 ‘주제 없이, 자료 없이 자유토론하자’는 입장으로 결단했다”며 “처음에는 무자료 토론을 주장하다, 자유토론을 수용하니 자료 없이는 토론을 못하겠다며 책임을 민주당에 떠 넘기고 있다”고 했다. 이어 “윤 후보가 원하던 자유토론을 수용한 만큼, 이제는 윤 후보가 결정을 해야 한다”며 “윤 후보와 국민의힘의 입장 변화가 있다는 연락을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또 박 의원은 입장문에서 “윤 후보는 커닝 없이는 토론을 못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며 “국민들은 수첩 대통령을 바라지 않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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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