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붕괴참사 직후 해외도피 문흥식, 공항서 체포..방역복 입고 압송

붕괴 참사 나흘 후 미국으로 도피..비자 만료, 출국 3개월 만 귀국
참사 현장 철거업체 선정에 관여해 '금품수수'..공범은 이미 구속

▲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광주 철거건물 붕괴 참사 관련 업체선정 과정에 개입한 문흥식 전 5·18 구속부상자회장(61)이 해외 도피 행각을 마치고 자진 귀국했다.

광주경찰청 수사본부(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미국으로 도피한 문 전 회장이 11일 자진 귀국하자 인천국제공항에서 체포영장을 집행했다.

이날 문씨는 미국 시애틀에서 출발해 인천공항에 도착한 항공기에서 내린 직후 오후 6시 10분께 현장에서 체포됐다.

경찰은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해 문씨에게 방호복을 입히고 수갑을 채워 광주로 압송했다.

출국장을 나온 문씨를 상대로 취재진들이 혐의 인정 여부 등을 질문했지만, 문씨는 일절 답변하지 않았다.

문씨는 철거건물 붕괴 참사에 직접적인 책임이 있는 업체들로부터 공범과 함께 수억원의 금품을 받고 업체선정을 알선해 변호사법 위반 혐의 등으로 입건된 상태다.

붕괴 참사 발생 초기부터 해당 재개발사업 현장에 깊이 관여한 인물로 지목됐으나, 참사 발생 나흘 후 미국으로 도피했다가 석 달째 귀국하지 않았다.

경찰은 해외 도피한 문씨를 뒤늦게 입건하고 체포 영장을 발부받아 문씨 변호인을 상대로 지속해서 귀국을 설득했다.

또 붕괴 참사 관련 업체선정 비위를 수사해 문씨와 함께 업체선정을 알선하는 대가로 수억원의 금품을 받은 공범 브로커 이모씨(74)를 구속했다.

문씨는 지난 8월 중순께 자진 귀국 의사를 밝혔다가 돌연 취소하기도 했다.

경찰은 문씨를 광주로 압송한 후 철거건물 붕괴 참사와 관련해 철거 업체 선정 등에 개입한 혐의를 집중적으로 조사한다.

문씨는 입건에 앞서 도주 경력이 있는 만큼 경찰은 문씨 체포 이후 48시간 이내에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등 신병 처리를 해야 한다.

코로나19 방역 조치 사안은 조사 일정에 변수가 될 수도 있다.

문씨는 백신을 접종하지 않고 출국했다가 미국에서 백신을 맞고 현지 영사관에서 '격리면제서'를 받았다.

경찰은 혹시 모를 코로나19 감염 확산에 대비해 방호복을 착용하고 문씨에 대한 조사를 진행해 신병 처리를 서두를 예정이다.

또 신병확보 기간 확진 가능성에 대비해 광주 관내 경찰서 유치장 한 곳에 문씨 홀로 격리 수감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경찰 관계자는 "문씨 신병이 확보된 만큼 지금까지 수사 결과를 토대로 문씨를 조사해 신병 처리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경찰은 철거건물 붕괴 참사의 업체 선정·재개발 비위 분야에서 현재까지 18명을 입건하고 이 가운데 1명을 구속했다.

문씨 등 브로커들이 업체선정 알선을 대가로 철거 업체 등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사실을 확인했고, 업체선정에 원청과 조합 측이 관여했는지 압수수색 등을 통해 구체적으로 확인하고 있다.

<저작권자 ⓒ 뉴스젠,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조영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