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익 경기관광공사 사장 내정 논란

▲ 황교익[사진=연합뉴스]
음식 칼럼니스트 황교익씨가 경기관광공사 사장에 내정됐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공공기관 사장 업무에 필요한 전문성을 갖추지 않았다는 지적과 함께 이른바 ‘보은 인사’ 혜택을 본 게 아니냐는 주장이 나오면서다.

13일 경기도 등의 설명을 종합하면 경기관광공사는 지난달 19일부터 이번 달 3일까지 경기관광공사 사장을 공개 모집했다. 경기관광공사는 경기도가 100% 투자한 공기업이다. 경기도지사가 사장 임명권을 가지고 있다. 임기는 3년으로 1년 단위로 연임할 수 있다. 지난해 사장직 연봉은 약 1억 1637만원이었다. 사장직은 지난해 12월 유동규 전 사장이 개인적인 사유로 그만두면서 공석이 된 상태다. 지난 2018년 임명된 유 전 사장의 임기는 올해 9월까지였다.

공모에 앞서 경기관광공사는 경기도의회에서 3명, 경기도에서 2명, 경기관광공사에서 2명을 추천받아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를 구성했다. 임추위가 진행한 사장 공모엔 총 8명이 지원했다고 한다. 서류전형을 거쳐 4명이 면접을 치렀고 이 중 3명이 최종 후보에 올랐다. 황씨도 그중 한 명이었다. 당시 임추위는 5개 심사기준에 따라 점수를 매긴 뒤 고득점자 3명을 택했다고 한다. 이후 경기도는 3명 중 황씨를 최종 후보자로 지명했다.

황씨는 오늘 30일 경기도의회 인사청문회를 거친 뒤 경기도지사가 임명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

앞서 황씨는 정치적 발언으로 수차례 논란의 중심에 섰다. 2018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재명 지사의 이른바 ‘형수 욕설’이 화두가 되자 “가난하고 그렇게 살았다면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예수에 비유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인사청문회장에 조국을 앉혀두고 사퇴하라며 압박을 하고 그 절정의 지점에서 검찰이 기소할 때에 저는 예수를 떠올렸다”며 “그들이 조국을 죽이는구나. 조국은 자기 죽음을 몰랐을 리가 없다”고 적었다. 이런 과거 발언 때문에 이재명 경기지사와 여권에 친화적인 입장을 유지한 것이 이번 인사에 영향을 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황씨의 전문성에 대한 비판도 있다. 경기관광공사에 따르면 임추위는 경영·경제 분야의 전문적 지식 및 경험, 대규모 조직의 경영 경험 및 능력, 최고경영자가 지녀야 할 자질과 능력, 공공성과 기업성을 조화시켜 나갈 수 있는 소양, 리더십, 윤리관, 인품 등 심사기준에 따라 면접 대상자를 평가했다.

황씨가 심사 기준에 제시된 경영 관련 경험과 능력 부분을 충족하는지 의문이라는 게 학계의 지적이다.

김태윤 한양대 행정학과 교수는 “경기관광공사 사장은 관광 관련 노하우가 있거나 관리자가 지녀야 할 능력 등 최소한의 덕목과 요건을 어느 정도 충족해야 한다”며 “황씨는 2가지를 모두 갖추지 못한 인사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재명 지사가 대선 선거캠프를 구성한 상황에서 이런 인사를 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 도민에게 부담을 주는 인사인 것 같다”고 했다.

앞서 이재명 지사는 사장 원서 접수 시작 나흘 전인 지난달 15일 황씨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경남 창원의 음식점을 찾아 음식을 주제로 대화를 나눴다. 당시 이 지사는 가난한 어린 시절 어머니가 해주시던 국수를 죽기 전에 먹고 싶은 음식으로 꼽기도 했다. 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 캠프의 박대출 전략총괄본부장은 13일 “이재명 지사의 형수 욕설을 편들어주는 인사에게 자리를 나눠주는 보은 인사를 하려고 경기지사 사퇴를 거부한 것이냐”며 “전형적인 알박기 신공”이라고 비판했다.

경기도 관계자는 “임원추천위원회에서 전문성 등을 검증해 후보를 추렸고 현재 채용 절차가 진행 중”이라며 “이 지사와 친분 때문에 사장에 내정됐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뉴스젠,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박민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