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호복 입고 화투놀이'한 간호사 "격리된 할머니에겐 우리뿐이니까"

지난해 공모전 사진 ‘화제’
주인공 이수련씨로 밝혀져

▲ 방호복을 입은 간호사가 할머니와 마주 앉아 화투로 그림 맞추기를 하는 사진이 최근 온라인에서 공유되며 화제가 됐다. 3일 대한간호협회에 따르면, 사진의 주인공은 삼육서울병원 이수련(29) 간호사와 박모(93) 할머니다. 치매 환자인 할머니가 지난해 8월 코로나 확진으로 입원한 당시에 촬영된 사진이다. /대한간호협회
최근 방호복을 입은 채 할머니와 화투 놀이를 하는 모습으로 감동을 준 사진 속 의료인은 삼육서울병원 간호사 이수련씨(29·사진 오른쪽)로 밝혀졌다.


대한간호협회는 해당 사진이 올해 협회가 공모한 ‘제2차 간호사 현장 수기·사진전’ 출품작이라고 3일 밝혔다.

지난해 8월 서울 동대문구에 있는 코로나19 전담병원인 삼육서울병원 음압병상에 코로나19에 감염된 박모 할머니(93)가 입원했다.


중등도 치매환자로 요양원에서 지내던 할머니는 고열에 시달려 기운이 뚝 떨어진 상태였다.

고령인 할머니에게 격리병실 생활은 적적하기만 했다. 재활치료 간호 경험이 있는 간호사 양소연씨(33)가 치매환자용 그림치료를 제안했다. 화투를 이용해 꽃그림을 맞추고 색연필로 색칠하는 것이었다.


사진 속 주인공인 7년차 간호사 이수련씨는 “격리병상에서 환자가 이야기를 나눌 사람은 간호사밖에 없다”며 “계속 졸기만 하는 할머니를 깨우고 달래 기운을 차리게 하는 방법이 없을지 궁리한 결과였다”고 말했다.

간호사 10여명이 번갈아 할머니를 깨워가며 그림치료를 멈추지 않았다. 식사 챙기기부터 기저귀 갈아주기까지 어려움의 연속이었다.


간호사들은 가족들과 영상통화를 하도록 주선하기도 했다. 결국 할머니는 보름간 병원에 머물면서 증상이 완화돼 음성 판정을 받고 퇴원했다.


이씨는 “코로나19 환자를 돌보면서 저도 감염될까 두렵지만, 제가 할 수 있는 건 환자들이 안심할 수 있게 배려하고 잘 돌봐주는 것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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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