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北 남한식 언행 집중단속...'오빠', '남친' 금지"

"김정은 신변 이상설은 사실무근"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자료사진) [사진 =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최근 한류 등에 노출된 젊은 층의 사상 단속을 위해 남한식 언행까지 단속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정보위원회 야당 간사인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8일 정보위 전체회의를 마치고 기자들을 만나 "북한 당국은 청년의 옷차림과 남한식 말투를 집중 단속하고 있다"고 국정원이 보고했다고 전했다.

하 의원은 "남편을 '오빠'라고 부르면 안 되고 '여보'라고 불러야 한다"며 "또한 '남친'은 '남동무', '쪽팔린다'는 '창피하다', '글구'는 '그리고'로 써야 한다"고 설명했다. 하 의원은 "남쪽 언어를 쓰는 사람은 혁명의 원수라고 규정한다고 한다"며 "또 남쪽의 옷차림, 길거리에서의 포옹 등도 단속 대상"이라고 전했다.

하 의원은 "비사회주의 행위 단속에 걸리는 연령대는 10대에서 30대로, 우리로 치면 MZ세대"라며 "북한판 MZ 세대가 동유럽 혁명을 주도한 '배신자'로 등장할 가능성을 북한은 우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중국을 통한 한국 드라마와 영화 유입 등을 막기 위해 지난해 12월엔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을 제정하는 등 단속의 고삐를 조이고 있다. 2012년 김 위원장이 집권한 이후 본격화된 세대교체 흐름에 따라 전체주의 통치의 근간이 무너질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반영된 조치로 풀이된다.

특히 무너진 국가 배급망 대신 장마당으로 대표되는 초기 시장경제를 체험한 이른바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출생한 청년층)를 '장마당 세대'라 부르며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은 지난달 27일 '백절불굴의 혁명 정신은 새 승리를 향한 총진군의 위력한 무기'라는 제목의 1면 사설에서 "혁명의 시련을 겪어보지 못한 새 세대들이 주력으로 등장하고 우리 당의 사상진지, 혁명진지, 계급진지를 허물어보려는 제국주의자들의 책동이 날로 더욱 우심해지고(심해지고) 있는 현실"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한편, 신변 이상설이 제기됐던 김 위원장의 건강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정보위 간사인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국정원은 이날 "김 위원장의 걸음걸이가 활기차고 활동에도 문제가 없는 등 건강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보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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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