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말 논란' 임현택 의협회장 탄핵…취임 반 년 만에 퇴진

'막말 논란' '1억원 합의금 요구' 등으로 논란을 빚어온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이 취임 6개월 만에 탄핵됐다. 의협 회장이 임기 중 물러난 것은 지난 2014년 노환규 전 회장에 이어 두번째다.

의협은 10일 오후 2시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임시 대의원총회를 열고 재적 대의원 248명 중 224명이 출석한 가운데 170명 찬성으로 임 회장 불신임 건을 의결했다.


▲ 임현택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10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의협 회관에서 임시 대의원총회를 마친 뒤 회의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이날 투표에 앞서 임 회장은 "회장으로서 여러분의 기대를 온전히 충족하지 못한 저의 부족함을 통감하며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며 "의료계의 차세대를 이끌어갈 젊은 의사들과 의대생들의 미래를 위해 그리고 세대 간, 직역 간의 가교 역할을 충실히 해내겠다"고 호소했지만 끝내 등을 돌린 대의원들의 마음을 얻지 못했다.

불신임 결과 발표 후 임 회장은 곧바로 회의장을 떠났다. 그는 '(의협 회장에서 탄핵되어서) 심경이 어떤지' '(의협) 회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없는지' 등을 묻는 취재진에게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은 채, 지하 1층에서 4층까지 계단을 묵묵히 뛰어 올라갔다.

지난 5월 취임한 임 회장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에서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을 향해 부적절한 발언을 하고, 전공의, 의대생 등과 갈등을 빚으면서 논란이 됐다. 이외에도 간호법, 의대 증원, 필수의료패키지 등 현안 대응, 서울시의사회 임원에게 명예훼손 고소 취하를 빌미로 1억원 합의금 요구 등도 탄핵 사유로 거론됐다.

이에 의협 대의원 운영위원회는 임 회장이 의협의 명예를 훼손시켰다며 지난달 29일 긴급회의를 열고 임 회장에 대한 불신임을 투표에 부치기로 했다.

이날 두 번째 안건인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설치건은 재투표 끝에 가결로 결정됐다. 재적 인원 169명 중 106명이 찬성을, 63명이 반대표를 던졌다. 1차 투표 당시에는 84명이 찬성했지만 절차상 문제로 재투표가 진행됐다.


임 회장에 대한 불신임 안건이 가결됨에 따라 의협은 비대위 체제로 전환하고 60일 이내에 보궐선거를 치르게 된다.

당초 회장 직무 대행 체제를 꾸려 빠르게 보궐선거를 치르자는 의견에 따라 비대위 구성안은 부결됐다. 하지만 이견이 잇따르자 재투표를 거쳐 찬성 106표, 반대 63표로 비대위 구성안을 가결했다.

비대위 구성은 재적 대의원 과반 출석과 출석 대의원 과반 찬성으로 의결된다.

비대위원장은 오는 13일까지 선출하기로 했다.

비대위원장 또는 차기 회장 후보로는 주수호 전 의협 회장, 황규석 서울시의사회장, 김택우 전국광역시도의사협의회장, 김성근 전 의협 비대위 대변인 등이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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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