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지지율 1주새 6.1%P 급락, 추미애 탈락에 당원 탈당 후폭풍?


더불어민주당이 국회의장 경선 이후 강성 지지자들의 ‘탈당 릴레이’에 이어 지지율이 6.1%포인트 급락하는 등 파장이 지속되고 있다. 이재명 대표는 시·도당위원장 선거시 권리당원 투표 비율 확대를 시사하면서 ‘당원 중심 정당’ 추진을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당 내에선 “국회의장·원내대표 경선 등에도 권리당원의 의견을 10% 이상 반영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분출했다. 이 대표가 ‘명심(이 대표 의중)’에 대한 이반이 발생하자 당권 강화를 명분으로 당 장악력을 전방위로 강화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이 국회의장 후보 선거에 패배한 것에 강성 지지층이 반발하면서 민주당 지지율이 일주일 만에 6∼9%포인트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친명(친이재명)계가 일제히 “당내 선거에서 당원 의사 반영 비율을 높이겠다”며 당심 달래기에 나선 배경에도 ‘추미애 낙선’에 따른 후폭풍을 진화하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추 당선인의 낙선 이후 탈당 신청자는 1만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16∼17일 정당 지지율을 조사한 결과, 민주당 지지율은 전주(5월 둘째 주) 대비 6.1%포인트 떨어진 34.5%를 기록했다.

이 같은 추세는 친야 성향의 방송인인 김어준 씨가 설립한 ‘여론조사 꽃’의 조사에서도 확인된다. 여론조사 꽃이 20일 공표한 자체 조사에 따르면, 자동응답전화(ARS) 조사의 경우 지난 10∼11일 45.1%였던 민주당 지지율은 17∼18일 36.2%로 8.9%포인트 급락했다. 전화면접 조사에서도 같은 기간 40.6%에서 33.4%로 7.2%포인트 하락했다.

민주당 지지율의 급격한 하락에는 추 당선인의 낙선에 따른 지지층의 강한 반발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추 당선인을 밀었던 강성 지지층은 경선에서 우원식 의원을 찍은 89명에 대한 색출에 나섰고, 현재까지 탈당을 신청한 당원만 1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전해졌다.


당심 달래기에 나섰던 이 대표는 권리당원 영향력 강화를 위한 실무 작업도 본격화했다. 이 대표는 지난 주말 내내 광주와 대전을 찾아 당원 간담회를 가지며 당원 중심 정당을 강조했다. 특히 지방선거 공천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시·도당위원장 선출에 권리당원 투표 비율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이해식 수석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회의 후 “지금 구체적인 실무 작업에 들어가 있다”며 “당대표·최고위원(선출 방식)과 똑같이 할지, 아니면 시도당 특성을 고려해 달리 정할지는 실무 검토를 받아봐야 알 것 같다”고 밝혔다. 이 대표 강성 지지층인 ‘개딸’ 대부분이 권리당원이어서 권리당원 영향력이 커지면 지방선거 공천에 이 대표 뜻이 결과를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 일부 의원들도 당원들이 당내 경선을 주도하는 방안을 제안하고 나섰다. 김민석 의원은 이날 유튜브에 출연해 현역 의원들이 투표하는 국회의장·원내대표 경선 등에서 권리당원의 뜻을 최소 10%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당헌·당규 개정에 들어가야 한다”면서 “당원 의견이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게 되거나, 일반적인 흐름과 다른 것에 대한 안전장치가 되도록 10%를 출발점으로 봤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당원 주권 정당혁신 제1호로 ‘권리당원의 의견 10분의 1 이상 반영을 원칙으로 하는 10%룰’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강성 지지자들은 “국회의장, 원내대표도 앞으로 우리 손으로 뽑겠다”며 김 의원 주장을 지지했다.

이 대표의 당권 강화 행보가 국회의장 경선 파장을 잠재우려는 의도도 있지만 ‘이재명 일극 체제’를 견제를 세력을 무력화하려는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국회의장 선거 이후 이 대표는 당에서 주도권을 더 잡으려고 할 것”이라며 “조금만 다른 목소리가 나와도 다른 곳으로 간다고 생각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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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