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장 경선, 추미애·우원식 ‘양자 대결’로···후보들 사퇴에 당내선 “보이지 않는 손” 비판

국회의장 후보로 출마했던 민주당 6선 조정식 의원과 추미애 당선인은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긴급 회동을 가졌다. 이들은 이 자리에서 22대 국회와 민주당의 역할 등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고 단일화를 결정했다. 민주당 국회의장 경선은 추미애·우원식 후보 2파전으로 치러지게 됐다.


▲ 더불어민주당 소속 추미애(오른쪽)·조정식 국회의장 후보가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국회의장 후보 단일화를 논의하기 위해 회동하며 손잡고 있다.

추 당선인은 회동이 끝난 뒤 기자들에게 "총선 민심이 민주당에 압도적인 힘을 실어주면서 제대로 일하는 유능한 국회, 개혁 국회를 희망했다"며 "그 뜻을 받들어서 저희 두 사람이 힘을 합쳐 앞으로 다음 국회를 개혁 국회로 만들어내고 또 민생을 되찾는 그런 국회를 만들어내겠다는 뜻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조 의원은 "여러 논의를 통해 22대 국회가 총선 민의를 받드는 개혁 국회가 돼야 한다는 부분에서 깊이 공감했다"며 "민주당이 대동단결해서 총선 민심을 실현하는 개혁 국회를 위해 제가 마중물이 되고자 이번 전반기 국회의장 후보직을 사퇴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추 당선인으로 단일화가 된 배경에는 선수와 함께 노련한 의정활동, 나이 등이 고려된 것으로 알려졌다. 단일화 합의문에는 "국민과 당원이 바라는 개혁국회 구성을 위해 국회의장 선출에 있어 경쟁보다는 순리에 따른다"며 "최다선 중 연장자인 추 당선인을 단일 후보로 추대한다"고 적혔다.

또 다른 의장 후보였던 친명계 좌장 정성호 의원도 이날 전격 사퇴 의사를 밝혔다. 정 의원은 입장문을 내고 "그간 성심껏 도와주시고 지지해 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죄송하다는 말씀을 올린다"며 "민주당의 승리와 정권교체를 위해 더 열심히 하겠다"고 부연했다.

친명계와 강성 팬덤을 등에 업은 추 당선인과 비교적 계파색이 옅은 우 의원이 붙게 됐지만, 사실상 명심에 의해 의장이 정해졌다는 의견이 나온다.


조정식 의원과 추미애 당선인 단일화에 대해 우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결선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리를 나누듯이 단일화를 이야기하는 것은 참으로 유감"이라며 "개혁국회, 일하는 민생국회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우 의원은 "22대 국회 전반기 운영이 매우 중요하다. 개혁과 민생에서 성과를 내는 일하는 국회를 만들어야 한다"며 "거부권을 넘어서는 정치력이 의장선택의 기준이 되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원내대표 경험과 역량을 갖춘 후보인 제가 가장 적임자라 생각하고 나왔다"라며 "선수는 단지 관례일 뿐 지금 중요한 것은 성과내는 국회를 만들 적임자가 누구냐다"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이 이번 선거에서 결선투표제를 도입한 것을 두고는 "다양한 후보자들이 자신의 비전과 능력으로 경쟁할 기회가 됐다"며 "민주당의 총의를 모으는 훨씬 민주적인 과정이며 강력한 국회운영의 힘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22대 전반기 국회가 민주주의와 국격 훼손에 단호히 맞서는 개혁국회, 대한민국이 당면하고 있는 민생과 미래의제를 속도감 있게 해결하는 ‘일하는 민생국회’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당내에서는 의장 선거에 ‘보이지 않는 손’이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한 중진 의원은 “당 대표가 과거 원내대표 선거에 관여한 적은 있지만, 의전 서열 2위이자 국회의 수장을 뽑는 선거에 당대표나 원내대표가 관여한 적은 없다”며 “의장 선거에 당내 ‘보이지 않는 손’이 작동했다면 1970년대 삼김시절에 당 총재가 의장 후보를 지명했던 이후 처음 있는 일로 당내 민주주의를 후퇴시킨 것이다. 이재명 독재나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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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