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낙선자들의 탄식…"현금살포 앞에 공약 안 먹혀"

“‘더불어민주당이 25만원 준다 그러면 국민의힘은 30만원 줘야지, 자기들끼리 해 먹느라 안 주는 거 아니냐’는 한 주민의 말이 가슴이 와 박혔습니다. 현금 살포에 익숙해진 국민들이 더 이상 개인의 땀과 노력의 가치를 믿기보다 국가가 다 해주기만 바라게 된 것이죠.”


▲ 국민의힘 인천 서구갑 후보로 출마한 박상수 변호사(맨 왼쪽)가 선거 기간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이행숙 후보, 박종진 후보와 함께 유세를 하는 모습.

인천 서갑에 국민의힘 후보로 출마했다가 낙선한 박상수 변호사는 17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선거 패배의 소회를 이같이 밝혔다. 박 변호사뿐 아니라 수도권 험지에 도전했다가 낙선한 국민의힘 영입 인재들은 “‘우리나라가 참 많이 변했구나’를 느꼈다”고 입을 모았다. ‘정권 심판’이 워낙 거셌던 선거 구도 탓도 있었지만 야당의 ‘1인당 25만원’ 민생회복지원금을 위시한 포퓰리즘 앞에 일자리·교육 공약 등이 더 이상 먹히지 않는 사회가 됐다는 탄식이다.

박 변호사는 유세를 다니며 ‘왜 이번 선거엔 재난지원금이 없냐’ ‘윤석열 정부 들어 지역화폐 환급이 깎였다’는 등 유권자들의 불평불만을 많이 들었다고 했다. “경기가 안 좋다 보니 당장 와닿는 현금성 복지에 대한 효용감이 선거 전체를 강하게 지배했다”는 평가다. 그는 “정직하고 성실하게 노력해 공정한 기회의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면 평범한 사람도 성공할 수 있다는 신화는 깨졌다. 패배주의가 만연했다”며 “보수가 그런 희망을 주지 못한 것”이라고 했다. 박 변호사는 “결국 당장 눈에 보이는 포퓰리즘성 복지 경쟁만 거세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경기 용인정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강철호 전 HD현대로보틱스 대표도 비슷한 진단을 내놨다. 그 역시 현장을 다니면 ‘왜 국민의힘은 현금 지원 공약이 없냐’는 말을 수차례 들었다고 했다. 강 전 대표는 “‘지역에 기업을 유치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공약을 야심 차게 내세웠지만 잘 먹히지 않는 느낌이었다”며 “열심히 일하고 오랜 기간 노력해 뭔가를 얻기보다는 즉각적인 현금 지원 공약에 훨씬 혹하는 게 보였다”고 했다.

그는 “내일이 오늘보다 나을 거라는 희망이 없기 때문에 선심성 정책이 먹히는 것 아니겠냐”면서도 “보수는 그럼에도 안정적인 성장,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통해 미래를 얘기하고 젊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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