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 조사 평균 지지율' 국민의힘 36%·민주당 32%·조국당 13%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여론조사 공표 금지 기간(블랙아웃) 전 마지막으로 발표된 주요 여론조사들의 정당지지도 조사결과를 취합해 분석한 결과, 총선 일주일 전 유권자들의 표심은 범야권 쪽으로 기운 것으로 파악됐다. 지지율이 두자릿수에 달하는 조국혁신당의 돌풍이 매섭다. 그러나 여전히 지역구 별로 초박빙의 승부가 이어지는 곳이 다수 있는 만큼 현 시점에서 최종 결과를 쉽게 예측하긴 어렵다는 게 정치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4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이 지난달 21일부터 이날까지 공표된 여론조사 중 조사방법이 ARS(자동응답시스템)로 동일한 알앤써치, 에이스리서치, 조원씨앤아이, 미디어리서치 등 4곳의 조사결과를 표본집단 규모에 따라 가중 평균한 결과, 국민의힘 36.3%이, 민주당 32.4%로 접전을 벌였다. 분석에 활용한 각 여론조사들의 표본오차가 95% 신뢰수준에 ±3.1%p인 만큼 오차범위 내에서 경합 중인 셈이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이날 블랙아웃전 공표된 여론조사 등을 바탕으로 내놓은 판세 분석을 통해 "여전히 경합지가 많다. 안심하거나 포기하기 이르다"는 입장을 내놨다. 정양석 선대위부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전국 55곳에서 3~4%p의 초박빙 승부가 펼쳐지고 있다"며 "서울 15곳, 경기·인천 11곳 등 수도권 26곳, 충청권 13곳, 부산·울산·경남 13곳, 강원 3곳 등에서 접전을 벌이고 있다"고 했다. 한병도 민주당 선대위 전략본부장은 "지역구 110곳에서 확실히 우세하고 약 50곳이 경합 중"이라고 밝혔다.

거대 양당의 뒤를 조국혁신당(12.8%)이 뒤쫓는 형국이다. 민주당과 지역구 후보를 내지 않은 조국혁신당의 정당지지율을 합산하면 45.2%로 국민의힘과 오차범위를 넘어서는 격차를 보였다.

조국혁신당에 대한 지지율이 실제 비례대표 투표로 이어져 두자릿수 의석을 확보할 경우 조국혁신당은 총선 이후 '캐스팅보트(Casting vote)'를 쥐고 정국을 뒤흔드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조 대표는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 총선에서 조국혁신당 자력으로 법안 발의가 가능한 의석을 확보하겠다"며 "민주진보세력의 압도적 승리를 거둔다면, 뜻을 같이 하는 정당들과 최대 공약수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3지대를 표방하며 나섰던 개혁신당 3.2%, 새로운미래 2.9% 등은 지지율 반등을 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녹색정의당도 1.5%의 지지율에 머물고 있다. 하지만 조국혁신당이 '정권심판론'을 앞세워 사실상 민주당과 큰 틀에서 궤를 같이 하고 있는 만큼 새로운미래, 녹색정의당 등까지 포함하는 범야권 지지도(49.6%, 개혁신당 포함시 52.8%)가 약 절반에 달한다. 총선 이후 민주당과의 정책 연합 여부가 주목된다.


이들 여론조사와 조사방식이 달랐던 한국갤럽의 여론조사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이어졌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28~29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11명을 대상으로 전화면접 방식으로 조사해 31일 발표한 정당 지지율을 조사한 결과 국민의힘 35%, 민주당 37%, 조국혁신당 9% 순이었다. 개혁신당은 2%, 녹색정의당과 새로운미래는 각각 1%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ARS 조사와 유사하게 범야권이 여당을 압도하는 모습이다.

반면 엠브레인리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1~3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4명을 대상으로 전화면접 방식으로 진행해 이날 발표한 NBS 결과에선 국민의힘 39%, 민주당 29%를 기록했다. 양당의 격차는 10%p로 오차범위를 벗어났다. 거대 양당에 이어 조국혁신당10%, 개혁신당은 2%, 녹색정의당과 새로운미래는 각 1%의 지지율을 나타냈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녹색정의당, 새로운미래 등 범야권의 지지율을 합친다 해도 여당과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이는 형국이다.

국민의힘은 NBS 지표가 다른 ARS 방식의 여론조사에 비해 선전하고 있는 것으로 나온 만큼 "아직 해볼만 하다"는 입장이다. 정양석 국민의힘 선대위부위원장은 "오늘 발표된 NBS도 총선의 최종 승부를 예측하기 어려운 초접전 상황을 보여줬다"며 "정당 지지율은 전국적으로 국민의힘 39%, 민주당 29%, 조국혁신당 10%. 야권이 합치면 39%로 (여야는) 동률"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결국 투표하는 쪽이 이긴다는 결과"라고 분석했다.

정치평론가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지금까지의 여론조사 결과가 쭉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10~15% 정도로 추정되는, 아직 지지 정당을 결정하지 못한 층이 있긴 하지만 이미 판세는 거의 다 이제 결정이 됐다. 찍을 정당의 마음은 다 이제 결정했다라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형준 명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번 주말 포함 남은 기간 동안 부각되고 있는 이슈 때문에 표심이 움직일 가능성 있다"며 "후보의 막말, 도덕성 논란 등에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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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