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을 줄 알았지만 아예 '0'일 줄은…서울, 의대 증원 왜 빠졌나
정부가 그린 의과대학 정원 증원 청사진에 서울은 없었다.
교육부는 20일 오후 서울정부청사에서 '2025학년도 의대 정원 증원'과 관련해 지역·대학별 배정결과를 발표했다. 전체 증원 규모인 2000명 중 비수도권 대학들에 1639명(82%), 수도권에 361명(18%)이 배정됐다.
수도권 증원 대학은 모두 경기·인천 지역 학교들이며, 서울 지역 의대에는 단 한 명의 증원도 없었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이날 "의료 여건이 충분한 서울 지역은 신규 정원을 배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부총리는 지난 2월22일 발표한 '배정 원칙'의 3대 핵심 배정기준을 토대로 비수도권·미니 의대(정원 50명 미만) 등 의료 격차가 심한 지역 의대를 '정조준'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의대 입학 정원 수 확대의 핵심은 '지역 간 의료 격차 해소'다. '골리앗'인 서울 대신 경기·인천 및 비수도권 의대에 인원을 늘려 '의대 정원 불균형'과 '의료 여건 편차'를 해소하겠다는 취지다.
교육부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인구 1000명당 의사 수는 서울의 경우 OECD 평균 3.7명에 근접한 3.61명이다. 반면 경기 1.80명, 인천1.89명이다. 또 동일 시기 기준 인구 1만명 당 의대 정원 수는 서울 0.9명, 경기 0.1명, 인천 0.3명 수준이다. 더불어 서울에 있는 의대 평균 정원은 103명인데 반해, 경인은 절반도 안 되는 42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비수도권 27개 대학에는 1639명을 증원하기로 했다. 전체 증원분의 82%다.
비수도권 의대 정원은 현재 2023명으로 전국 의대 정원(3058명)의 66.2% 수준인데, 내년부터는 3662명으로 72.4% 수준까지 높아진다.
대학별로 살펴보면 내년에 배정된 정원은 △강원대 132명 △연세대 분교 100명 △한림대 100명 △가톨릭관동대 100명 △동국대 분교 120명△경북대 200명 △계명대 120명 △영남대 120명 △대구가톨릭대 80명 △경상국립대 200명 △부산대 200명 △인제대 100명 △고신대 100명 △동아대 100명 △울산대 120명 △전북대 200명 △원광대 150명 △전남대 200명 △조선대 150명 △제주대 100명 △순천향대 150명 △단국대 천안 120명 △충북대 200명 △건국대 분교 100명 △충남대 200명 △건양대 100명 △을지대 100명이다.
거점국립대 9곳 가운데 강원대·제주대를 제외한 7곳의 정원이 200명으로 늘었다.
정원 50명 이하 ‘소규모 의대’만 있었던 경기·인천권의 경우 5개 대학에 361명의 정원이 배분됐다.
학교별로 살펴보면 △성균관대 120명 △아주대 120명 △차의과대 80명 △인하대 120명 △가천대 130명이다.
다만 정부는 수요조사에 참여했던 서울지역 8개 대학에는 증원한 정원을 배분하지 않았다.
교육부는 모든 국민이 어디서나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누릴 수 있도록 ‘지역완결형 의료체계’ 구축을 위한 3대 배정 기준을 토대로 정원을 나눴다고 설명했다.
우선 수도권·비수도권 의료격차 해소, 수도권 내에서도 서울과 경인지역 의료여건 편차 극복을 주요 기준으로 삼았다는 게 교육부의 설명이다.
지역거점 국립 의과대학은 총정원을 200명 수준으로 확보하도록 하는 한편, 정원 50명 미만 소규모 의과대학은 적정 규모를 갖춰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정원을 최소 100명 수준으로 배정했다.
다른 비수도권 의과대학도 지역 의료여건 개선에 기여할 수 있도록 총정원을 120명에서 150명 수준으로 확대했다.
배정위원회는 학교별 신청자료 등을 토대로 각 대학의 현재 의학교육·실습 여건과 향후 계획의 충실성, 지역·필수의료에 대한 기여도와 향후 기여 의지 등을 검토했으며, 학교별 신청 규모 안에서 증원분을 결정했다.
의과대학 정원이 늘어나는 것은 1998년 이후 27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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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