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비명횡사’ 잡음에 탈당, 사퇴 속출

더불어민주당 공천 잡음이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컷오프를 기점으로 최고조에 달했다. 민주당은 중앙당 선관위원장에 이어 최고위원, 전략공관위원, 공관위원 등 사실상 당 공천 전(全) 단계에서 사퇴자가 나왔지만 이재명 대표는 “잡음은 자연스러운 과정”이라며 정면 돌파 의지를 공고히 했다.


▲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정필모 전 중앙선거관리위원장, 고민정 최고위원, 이재정 공관위원, 박영훈 전략공관위원.

28일 박영훈 전략공천관리위원은 최근 친명 성향의 한 유튜브 방송에서 임 전 실장의 공천과 관련해 동조하는 의견을 보였다가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그는 지난 26일 방송에서 한 패널이 “임종석은 안 된다”고 말하자 “새출발하시죠”라고 말했는데, 비밀에 부쳐야 하는 공천 과정을 공공연히 언급했다는 논란이 일자 사퇴한 것이다.


이날 중앙당 공직선거 후보자 추천관리위원직(공관위원)을 맡은 이재정 의원도 사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은 모든 외부 연락을 끊고 두문불출 중이다.

사퇴한 위원들의 공석을 보임해야 하는 당 지도부에서도 사퇴자가 나왔다. 전날인 27일에는 임 전 실장의 컷오프 소식에 친문 인사인 고민정 최고위원이 기자회견을 열고 “‘하위 20%’, ‘여론조사 문제’ 등 공천 공정성에 문제가 되고 있다”며 사퇴했다.

지난 21일에는 정필모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이 사퇴해 당 지도부는 그 자리에 박범계 의원을 보임했다. 정 전 위원장은 처음에는 ‘건강상 문제’를 이유로 사퇴했다고 밝혔지만, 지난 27일 의원총회 현장에서는 누군가 여론조사 업체에 공정성 문제가 제기된 ‘리서치디앤에이’를 전화로 지시해 끼워 넣었다고 폭로했다. 리서치디앤에이는 공천 과정에서 경쟁력 조사를 위해 비명계 현역 의원을 제외하고 여론조사를 진행한 곳으로, 현역 배제 논란이 일자 민주당은 지난 25일 이 업체를 배제하겠다고 밝혔다.

컷오프된 현역 의원들은 당에서 ‘비명계’와 ‘친문계’ 의원들을 골라 해당 지역구를 전략지역으로 지정하거나 ‘하위 20%’로 통보하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그러나 이 대표는 이날 “모두가 후보가 될 수 없다. 강물이 흘러 바다로 가는 것처럼 세대교체가 있어야 한다”며 정면돌파를 시사했다. 그는 “조용한 변화는 마치 검은 백조같은 것”이라며 “기득권 위치를 잃는 데 가만히 있겠나. 반발하고 항의하는 것은 당연하고 그것이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 자연스러운 과정”이라고 했다.

김영주 국회 부의장에 이어 이수진, 박영순, 설훈 의원 등 탈당 의원들이 속출하는 것에 대해서는 “입당도, 탈당도 자유”라며 “분명한 것은 경기를 하다가 질 것 같으니 경기를 안 하겠다고 하는 것은 국민이 보시기에 아름답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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