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의 '인재 재탕'…대선 영입인사 김용만을 총선에 또

총선 영입인재 8호로 발표된 김용만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사업회 이사가 지난 대통령선거 기간에도 이재명 대표에 의해 영입된 '청년 인재'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같은 인물을 두 차례나 '영입 인재'로 발표하는 건 이례적인 것으로, 당내에서는 "얼마나 영입할 사람이 없었으면 인재를 '재탕'하느냐"는 비판이 나왔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인재환영식에서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사업회 김용만 이사와 악수하고 있다. 이날 인재로 영입된 김 이사는 백범 김구 선생의 증손자이다.

민주당 인재위원회는 17일 김 이사를 인재 8호로 영입했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당초 지난 15일 8호 인재를 발표할 계획이었으나 이 대표의 당무 복귀 일정에 맞춰 시기를 연기했다. 흉기 피습 이후 15일 만에 당무에 복귀한 이 대표가 직접 인재영입식을 주재했다.

김 이사는 백범 김구 선생의 증손자로 중학교 1학년 때 미국 유학길에 올라 학창시절을 보내고 조지워싱턴대학교 정치학과를 졸업했다. 그는 미국 영주권을 충분히 신청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2010년 귀국해 공군 학사장교 125기로 임관해 군 복무를 수행했다.

그의 가족은 3대가 현역으로 복무한 병역명문가다. 조부인 김신(공군학사 2기)씨는 제6대 공군참모총장을 역임했고 부친 김양(공군학사 70기)씨는 국가보훈처장을 지냈다. 병무청은 백범 김구 선생의 광복군 창설까지 인정하고 4대가 국방에 헌신한 김 이사의 가족에게 2014년 병역명문가 특별상을 시상했다.

김 이사는 현재 방산업체 LIG넥스원에 입사해 재직 중이다. 그는 서울시 광복 70주년 기념사업 준비위원, 3.1운동·임시정부 100주년 사업 시민위원단장 등을 지내 독립정신 함양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대표는 김 이사에 대해 "누군가의 증손자라서가 아니라 누군가의 삶과 같은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하는 청년이기에 의미있다"며 "민주당 안에서 김구 선생의 뜻을 이어서 진정으로 자유 독립의 통일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이사가) 이번 총선에서도 큰 역할을 해주셔야 하는데 이번 총선의 의미가 참 남다르다. 퇴행하는 정권의 명백한 잘못을 분명히 문책해야 한다"며 "(선거를 통해) 심판해서 잘못된 방향을 수정하고 국가와 국민을 위해 권력을 행사하는 제대로 된 대리인으로 일하도록 정신차리게 하는 게 우리의 책임"이라고 밝혔다.

다만 김 이사가 지난 대선 당시 대선 후보였던 이 대표에 의해 영입된 '청년 인재'였다는 점에서, 인재풀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된다.

김 이사는 지난 대선에서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산하 역사정명특별위원회 위원장, 대선 이후에는 역사정의특별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았다. 그는 3·1절 집중유세에 참여해 이 대표 지지를 호소한 바 있고, '예비역 장병·유공자 후손·참전용사 등 7만명 이재명 후보 지지선언' 참여하기도 했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통화에서 "영입인재로 두 번이나 같은 사람이 소개되는 건 처음 본다"며 "이미지 메이킹에 실패했거나, 영입할 인재가 없거나 둘 중 하나 아니겠느냐"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인재풀이 협소하다는 방증"이라며 "이러다 같은 사람을 매 선거마다 재탕 삼탕하겠다"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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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