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표 서울대병원행 절대 의학적 판단 아냐"… 분노 커지는 의료계

지난 2일 부산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흉기 습격을 받는 응급상황이 발생한 후 서울대병원으로 이송해 수술한 일을 두고 의료계의 비판이 커지고 있다. 지역의사들은 물론, 응급의학전문가, 전국의사 단체까지 한 목소리로 이 대표의 서울대병원행에 대해 '의학적으로 잘못된 행위', '의료체계를 무시한 행위'라며 거센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 민주당 총선 영입 5호 인재인 강청희 전 의협 부회장이 이재명 대표의 상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강 전 부회장은 흉부외과 전문의이다.

전국의사총연합(전의총)은 5일 성명서를 통해 이재명 대표의 피습 후 대처는 의학적으로 절대 옳지 않은 행위였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전의총은 "민주당은 의학적 판단에 반해 단지 보호자가 원한다는 이유로 응급헬기를 이용해 서울대병원으로 이송했다"며, "이는 무엇보다도 피습된 야당 대표의 생명을 위협할만한 대단히 위험한 결정이었다"고 밝혔다. 실제로 의료계는 헬기이송 후 서울대병원에서 예상보다 수술시간이 길어진 것을 두고, 응급수술이 필요한 상태에서 수술을 지체에 상황이 악화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추정하고 있다.

전의총은 정치권이 이재명 대표의 서울대병원행을 합리화하기 위해서 의료 현장의 판단을 격하한 사실도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최초 브리핑에서 보호자가 원해 서울로 후송했다고 밝혔다가, 후에 '너무 중증질환이라 불가피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전의총은 "현장의 의사들을 더욱 분노케 하는 것은 따로 있다"며 "민주당의 무리한 결정에 대해 인정하지 않고 ‘서울대 병원으로 후송한 것이 정당하였다’라고 억지를 쓰는 행태이다"고 밝혔다.

특히 서울대병원 이재명 대표 집도의가 "경험 많은 혈관외과 수술이 필요한 상황이어서 전원을 수락했다"고 한 것을 두고, 지방의료를 무시한 발언이자, '대한민국 아무 의사나 붙잡고 물어도 이해할 수 없는 브리핑'이라고 지적했다. 전의총은 "서울대 병원 집도의는 의사로서 본인이 발표한 내용의 의미를 모를 리 없기에 거짓말이라면 그 윤리적 책임을 면할 수 없을 것이다"고 했다.

미래의료포럼도 부산에서 중상을 입은 환자를 서울에서 응급수술을 받는 것은 비정상이라고 지적하고, 이재명 대표의 서울 전원 과정은 지방 의료진을 폄훼한 것이라 밝혔다. 미래의료포럼 주수호 대표(전 대한의사협회 회장)는 SNS를 통해 "이 대표의 전원과정에서 부산 의료진을 폄훼한 것은 사죄를 해야 할 일인데 정당한 비판을 하는 의사회를 비난하는 이들을 용서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그는 민주당에서 이 대표의 상태를 브리핑 한 민주당 총선 영입 5호 인재인 강청희 전 의협 부회장(흉부외과 전문의)도 비판했다. 주수호 대표는 "(강청희 전 부회장은)정치인으로서가 아닌 흉부외과 전문의로서 내경정맥이 60% 찢어졌는데 부산에서 서울로 이송해 수술한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대한 답변도 해야 한다"고 밝혔다.


부산시의사회도 이재명 대표가 괴한 흉기피습 후 부산대병원에서 서울대병원으로 이송한 것과 관련 "이는 지역 의료계를 무시하고 의료전달체계를 짓밟아 버린 작태"라며 비판했다. 부산시의사회는 민주당의 조치가 국가 외상 응급의료 체계와 전 국민이 준수해야 할 의료전달체계를 무시한 행위라고 했다. 의사회 측은 "부산대병원에서 1차 응급조치가 이뤄진 이후 민주당 지도부가 보여준 이중적이고, 특권의식에 몰입된 행동에 대해서 지역 의료인들은 개탄을 금치 못한다"며, "환자의 상태가 아주 위중했다면 당연히 지역 상급종합병원인 부산대병원에서 수술받아야 했고, 그렇지 않았다면 헬기가 아닌 일반 운송편으로 연고지 종합병원으로 전원했어야 마땅하다"고 했다.


특히 부산시의사회는 이 대표의 헬기 이용에 대해 "심각한 응급상황이 아니었음에도 119 헬기를 전용했다는 것은 그 시간대에 헬기 이송이 꼭 필요한 환자들의 사용 기회를 강탈한 것"이라며 "과연 대한민국 그 누가 자신이 원한다고 지역에서 119 헬기를 타고 본인이 원하는 상급종합병원으로 갈 수 있단 말이냐"고 밝혔다.

응급의료계 역시 이재명 대표의 서울대병원 이송에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대한응급의학회 이경원 공보이사(용인세브란스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생명이 경각에 달린 응급‧중증 외상환자는 골든타임을 지키기 위해 해당 지역 내에서 응급 진료‧수술이 시행되지 않으면 사망하거나 영구적 장애를 가지게 된다"며 "중증외상‧응급 환자에서 환자‧보호자가 원한다고 이송이나 전원 병원을 정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경원 이사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응급의료체계를 존중하고 신뢰해 달라"며 "국민께 많은 이해와 협조를 간곡히 부탁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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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