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 끼치고 싶지 않아”…‘노인 비하’ 논란, 민경우 與 비대위원 사퇴

국민의힘 민경우 비상대책위원이 30일 비대위원직을 자진 사퇴했다.

비대위원으로 공식 임명된 지 하루 만이자 '한동훈 비대위' 첫 사례다.


▲ 국민의힘 민경우 비상대책위원이 29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민 전 위원은 이날 언론 공지를 통해 "오늘 비대위원 직을 사퇴한다. 과거 발언에 대한 논란 때문에 비대위 출발에 누를 끼치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앞으로 저의 위치에서 운동권 정치 청산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민 전 위원은 비대위원에 내정된 뒤 지난 10월 한 보수성향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지금 가장 최대 비극은 노인네들이 너무 오래 산다는 거다. 빨리빨리 돌아가셔야"라고 말한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의 대상이 됐다.

민 전 위원은 논란 직후 당을 통해 낸 입장문에서 "어르신들을 비하할 생각은 추호도 없고, 신중치 못한 표현에 대해서 다시 한번 정중히 사과드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전날 비대위 첫 회의에서도 "386 세대가 나이와 지위로 젊은 세대의 진입을 막는 사회적 현상을 비판하는 과정에서 나온 말실수였다"며 재차 사과했지만, 논란은 사그라지지 않았다.

대한노인회는 민 전 위원의 사퇴를 요구했고,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김호일 대한노인회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사과의 뜻도 전달하기도 했다.

이 발언뿐 아니라 민 전 위원의 과거 유튜브 발언을 둘러싼 논란은 이어졌다.

지난해 11월 유튜브에서 일본의 조선 식민 지배에 대해 '우수한 제국 청년들이 해외 식민지를 개척했다'고 언급했고, 올해 2월 유튜브에서는 다양성을 설명하며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이 막무가내로 개긴다. 전장연(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도 막무가내로 개긴다. 이것도 다양성으로 인정해야 하는가'라고 말했다는 언론 보도가 잇따라 나왔다.

이 중 일본 관련 발언은 당 미디어법률단이 해당 보도에 대해 "사실관계가 틀린 오보"라며 "법적 조치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민 전 위원은 과거 주사파 학생 운동권에서 활동하다 전향해 운동권 정치 청산을 주창한 이력으로 비대위원에 임명됐다.

한 위원장은 첫 비대위 회의에서 "운동권 특권정치 청산에 앞장설 분"이라고 그를 소개한 바 있다.

민 전 위원의 사퇴로 한 위원장을 포함해 11명으로 구성됐던 비대위는 출범 하루 만에 10명으로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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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