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대 이재명', 쇄신 대결 긴장도 높아진 민주당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출마자들을 향해 불체포특권 포기를 전제로 한 공천을 언급하며 인적 쇄신 조치에 나서자 사당화 논란을 겪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대응에 눈길이 쏠린다.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오른쪽)와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022년 7월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75주년 제헌절 경축식에 참석한 모습.

친명계 좌장인 정성호 의원은 27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한동훈 바람이 여당의 공천 혁신 과정을 통해 일어난다고 하면 민주당도 거기에 대응해 상응하는 정도의 공천 혁신이 있어야 할 것"이라며 "공천이 다 끝난 이후에도 한동훈 바람이 분다고 하면 거기에 대응해 이재명 대표도 그에 상응할 만한 나름의 결심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동훈 비대위'의 쇄신 조치가 국민의 호응을 받게된다면 이 대표에게 직접적인 여론의 압박이 가해질 것이란 의미로 해석된다.

이 대표의 결심이 '통합 비대위 구성'을 말하는 것이냐는 진행자의 질문에는 "공천이 끝난 이후에 통합 비대위는 별 의미가 없다"고 즉답을 피했다. 이어 '이 대표 간판 교체까지 염두에 두는 건가'라는 질문엔 "지금 단계에서 간판 교체라 표현하긴 적절치 않다"면서도 "한동훈 지휘에 대응해 민주당 바람이 일지 않는다고 하면 이 대표는 많은 것을 고려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의원은 또 일각에서 거론되는 '문재인 정부 시절 3총리'(이낙연·정세균·김부겸)의 공동선대위원장설에 대해선 "공천이 끝난 이후 후보자들을 지원하는 선대위원장인 만큼 세 분이 전 정부 총리셨고 민주당에서 성장하신 분들이라 충분히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고 했다.

박용진 의원도 "이재명 대표가 불만과 우려를 이야기 하는 사람들을 만나고 이야기 나누고 혁신의 계획을 제시해야 한다"며 "다른 의견 밀어내고 덜어내면 약해지고 왜소해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견은 해소하고 협력하고 단합해야 한다"며 "'이재명 플랜'을 내놓아야 한다. 그게 통합의 길"이라고 강조했다.


당내 비주류 의원 모임인 '원칙과상식' 소속 의원들은 통합비대위 구성을 위한 당대표직 사퇴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이원욱 의원은 한동훈 위원장의 총선 불출마 선언을 두고 "이재명 대표에게 던지는 메시지"라고 해석했다. 이 의원은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저는 굉장히 환영한다"며 "이재명 대표가 대선 때부터 수차례 약속해왔던 연동제를 포기하고 병립형으로 돌아가겠다. 자기가 비례대표로 도망갈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그러한 꼼수를 편다면 국민들로부터 심판받을 것이고 그 문제를 한 위원장이 잘 짚어낸 것 같다"고 했다.

다만 이 의원은 "(이 대표의) 불출마보다 더 좋은 게,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은 통합비대위 구성을 위한 당대표직의 사퇴"라고 주장했다. 그는 침묵하는 이 대표를 향해 "한국 정치의 근본 문제에 대한 성찰이 좀 부족하지 않나"라며 "우리나라의 정치개혁을 항상 선도해온 정당은 민주당이었는데 지금 '이재명의 민주당'은 방탄, 사법리스크, 개딸당 이런 걸로 해서 정치개혁을 위해서는 하나도 얘기를 못한다"고 비판했다.

조응천 의원도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언론에서 뭐라고 하건 '단결하자, 단합하자' 이재명 대표는 이 얘기만 하고 있다. 그리고 우리 쪽 아픈 얘기나 기자들이 궁금한 거를 복도에서 물어보면 그냥 묵묵부답하지 않나"라며 "한동훈 위원장하고 많이 대비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도 "(한 위원장도) 국민의힘의 근본적인 문제는 건들지 않고 넘어가는 것"이라며 "당분간은 컨벤션 효과는 좀 누리겠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가지고 본모습이 드러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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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