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아는 언니, 아는 사장님에게 눈뜨고 코 베였다. 마포구에서 수백억대 투자사기 발생

▲ 피해자들에게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모임장소로 사용했던 마포구 소재 C의 식당이 위치한 건물모습

최근 경기불황 속에 투자 사기, 횡령 등의 금융범죄에 연루돼 큰 피해를 입는 사람들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마포구 망원동 일대를 중심으로 광주 LH 모래사업과 건물 구입비용에 투자하면 높은 수익을 챙겨주겠다며 투자자를 모아 돈을 빼돌린 투자사기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 고발을 통해 확인된 피해자만 수십명에 달하고 피해액은 경찰 추산 3백억에 달한다. 여기에 개인적으로 돈을 돌려받기를 원해 경찰에 고발을 하지 않은 피해자들의 피해액까지 합치면 500억 이상의 피해가 예상된다.

뉴스젠은 이 사건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고자 피해자들을 만나 단독으로 취재를 진행했다.

다음은 피해자중 한명인 B씨의 증언을 토대로 작성한 기사내용이다.

마포구에서 수십년간 거주한 A는 그동안 알고 지내던 피해자 B에게 “지금 내가 광주 LH 모래 사업에 투자를 했는데 잔금이 모자르니 월 1.5%의(연18%) 이자를 줄테니 1억만 급히 빌려달라”며 돈을 빌려간 후 몇 달간 이자를 지급하다 같은 지역에서 수십년간 식당을 운영했던 C의 식당에서 식사를 대접하겠다며 피해자를 데리고가 B를 소개시켰고 며칠뒤 C가 피해자에게 접근해 “A가 당신(피해자B)에게 빌려온 돈은 내가 관리하고 있으니 나에게 직접 투자하면 월2%의 이자를 지급하고 앞으로 하는 사업에도 끼워주겠다”라고 말하며 추가로 돈을 더 받아냈다. 그 이후에 C는 더 많은 이익을 약속하며 개인 건물 구입에도 투자하도록 만들었다.

이자가 정상적으로 입금되는 것을 본 B씨는 주변 인물들에게 A,C를 소개해줬고 그 사람들도 B와 같이 돈을 투자했고 이들은 B와 마찬가지로 이자가 입급되는 것을 보고 더 많은 돈을 투자했는데 A와 C가 투자금으로 받은 돈을 이자지급을 위해 돌려막기를 해오다가 급기야 투자자들에게 돈을 지급하지 못한 것이다.

이런 상황이 발생한 것은 A와 C의 미리 계획된 사기에서 비롯됐다는 피해자들의 주장이다. 피해자 B는 “A는 마포지역에서 여러 단체의 장을 맡으며 지역정치인들과의 친분을 내세우면서 외제 고급차량을 타고 다니며 재력을 과시했고 본인이 수백억대의 사업을 하고 있는데 돈을 떼먹을 일이 있겠냐며 큰소리를 치고 다녔다. 그러나 이것은 전부 다 거짓말이었으며 이번에 경찰에 A와 C를 고발하면서 알게된 사실인데 A는 신용불량자에 가까울 정도로 재정적인 여유가 없었고 애초부터 빌려간 돈을 갚을 생각이 없었다. C도 본인 명의의 건물도 있고 이 지역에서 수십년간 식당을 운영해온 사람이 사기를 치겠냐며 큰소리를 쳤지만 가진게 없는건 마찬가지였다”라고 말했다.

또 “A는 마포에서 수십년간 계모임을 운영했는데 지난 2년간 광주 LH 모래사업 투자를 명목으로 투자금을 끌어모으기 시작할 때 부터는 모든 계모임을 C의 식당에서만 진행했으며 곗돈을 타는 순번이 되는 사람들에게 A와 C가 고수익을 약속하면서 투자를 하도록 압박해 지금까지 곗돈을 제대로 받아간 사람이 없다. 그리고 C는 투자사기 막바지에 이르렀을 때 하루에도 수십번씩 연락해 이번에 내가 백억대 건물을 구입하는데 계약금 중도금을 빌려주면 더 많은 이자를 지급하겠다고 말하며 투자를 유도해 가족과 친지들에게도 돈을 빌리고 30년간 납입했던 보험을 담보로 대출까지 하게 해 돈을 가져갔는데 이런 사태가 벌어졌다”라고 말하며 “평생을 모아온 재산이 하루아침에 없어지게 되고 거기에 주변사람들에게 빌려서 준 돈만 35억이고 돈을 빌려준 사람들과 내가 소개해서 피해를 입은 사람들에게 받는 질타까지 더해져 하루하루 숨쉬기도 힘든 상황이다. A와 C는 가진 것이 없다고 하면서도 이미 변호사까지 선임해 놓았더라. 오래전부터 사기죄로 처벌받을 것을 대비한 것 아닌가. 경찰에서 정확히 조사해 이들이 처벌받고 피해액을 돌려받기를 바란다”라며 말을 마쳤다.

A와 C의 범행에는 이른바 ‘폰지사기’로 알려진 수법이 활용됐다. 나중에 투자한 사람의 돈으로 먼저 투자한 사람의 수익을 지급하는 다단계형 금융 사기다. 고수익 지급을 약속해 투자자를 끌어모으고, 신뢰를 얻을수록 더 큰 돈을 끌어모은 뒤 특정 시점에는 이를 중단·잠적하는 방식이다. A와 C는 마포지역에 수십년간 거주하고 식당등을 운영하며 이웃들과 신뢰를 쌓은 뒤 투자금을 쉽게 받아낼 수 있었다. 처음에는 작은 돈을 투자했지만, 꼬박꼬박 이자가 들어오다보니, 피해자들은 점차 많은 돈을 이들에게 맡기게 된 것이다.

한편 A와 C는 현재 피해액 반환을 요구하는 피해자들의 연락을 받지 않고 변호사를 선임한 후 잠적한 상태이며 피해자들 역시 마찬가지로 변호사를 선임해 이들을 사기죄로 경찰에 고발하고 경찰조사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지만 A와 C가 투자금 모두를 사용해서 변제할 수 없다고 버티고 있어 피해구제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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