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구도 '윤곽'...검찰 대 경찰 유력

국민의힘이 후보자 등록을 마감하면서 다음달 11일 치러지는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여야 후보군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진교훈 전 경찰청 차장을 전략공천했다. 국민의힘은 공무상 비밀누설로 유죄를 받았다가 사면된 검김태우 전 강서구청장은 검찰 수사관 출신으로 여권의 암묵적 지원 받고 있어 유력 후보군으로 꼽힌다.


▲ 김태우 전 강서구청장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국민의힘 기획조정국에서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공천을 위한 후보 등록을 하고 있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10일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후보 등록을 마감했다.

공무상 비밀누설로 유죄를 받았다가 사면된 김태우 전 강서구청장이 이날 오전 등록을 한데 이어 김 전 구청장 전략공천 기류에 반발해 무소속 출마를 시사했던 김진선 강서병 당협위원장이 마감 직전 등록을 하면서 김 전 구청장과 김 위원장, 김용성 전 서울시의원간 경선이 성사됐다.

국민의힘 공관위는 오는 11일 2차 회의를 열고 최종 후보자 선출을 위한 경선 방식과 세부 계획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국민의힘 공관위가 공정한 경선을 다짐하고 있지만 김 전 구청장에게 힘이 쏠리는 모양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당초 무공천으로 가닥을 잡았다. 보궐선거가 김태우 전 구청장의 구청장직 상실로 인해 치러진다는 점에서다. 국민의힘 당규는 '당 소속 선출직 공직자의 귀책사유가 있을 경우 무공천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김 전 구청장은 문재인 정부 청와대 특별감찰반원 시절 조국 전 민정수석의 유재수 감찰 무마 의혹 등을 폭로한 혐의(공무상 비밀누설)로 기소돼 지난 5월 대법원에서 징역형이 확정됐다.

그러나 윤석열 대통령이 대법원 판결 3개월 만인 지난달 광복절특사 사면·복권 명단에 김 전 구청장을 포함하고 더불어민주당이 문재인 정부 마지막 경찰청 차장을 지낸 진교훈 전 차장을 전략공천하면서 보궐선거에 후보를 공천하기로 결정했다.

국민의힘 공관위는 김 전 구청장을 전 정권 불법행위를 폭로한 공익제보자로, 대법원의 징역형 확정은 김명수 대법원의 편향된 재판 결과로 규정하고 무공천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규정했다.

김 위원장은 '김태우 전략공천'에 당 안팎의 무게가 실리자 국민의힘을 탈당하고 무소속으로 보궐선거에 출마하겠다는 뜻을 시사하는 등 강력 반발했다. 박성민 전략기획부총장 등 지도부가 '공정한 경선'을 약속하며 김 위원장을 만류했지만 갈등의 불씨는 꺼지지 않고 있다.


김 위원장은 후보 등록 직후 기자들과 만나 "후보 등록과 경선 참여는 별개로 본다.공정한 경선이 될 수 있는 절차가 마련된다면 경선에 참여할 거고 그렇지 않다면 경선에 참여하지 말라는 뜻으로 알고 심사숙고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민주당은 지난 4일 진 전 차장을 보궐선거 후보로 전략공천했다.

민주당이 14명에 달했던 후보자들을 배제하고 진 전 차장을 단수 공천한 것은 윤 전 대통령이 김 전 구청장을 전격 사면·복권해 사실상 전 정권과 현 정권간 대결 구도를 만들어 내자 검찰 대 경찰이라는 구도를 더해 지지층을 투표장으로 끌어내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다만 민주당 지도부가 진 전 차장을 필승 후보로 내세웠지만 후보자들을 중심으로 무경선 전략공천에 비판이 제기됐다. 당 자체 여론조사에서 진 전 차장이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로 나온 것은 맞지만 다른 후보자들도 김 전 구청장에게 앞선 만큼 경선을 치렀어야 한다는 이유다.

강서구는 국회의원 지역구 3곳을 모두 민주당이 독차지하고 있는 야당 강세 지역이지만 보궐선거 결과는 양당 지도부의 지도력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김기현 대표는 '수도권 위기론'으로 이재명 대표는 '사법 리스크'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김 대표와 이 대표 모두 보궐선거에서 승리한다면 당내 안정화에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다만 패배한다면 당내 도전 또는 흔들기가 가시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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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