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잼버리 1100억원 예산 어디에 쓰였나”…야영장 조성비 120억원 ‘쥐꼬리 집행’


새만금 세계잼버리 주최 측이 1000억원대의 예산 대부분을 조직위원회 운영에 쓴 것으로 드러나 향후 파장이 예상된다.

정작 가장 중요한 야영장 조성에는 쥐꼬리만큼의 예산만 투입한 것이 이번 파행의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오기 때문이다.

◇ 전체 사업비 중 70%가 운영비…화장실·샤워장 등 야영장 조성비는 120억 불과

7일 정부와 전북도 등에 따르면 이번 잼버리에 투입된 총예산은 1170여억원이다.

국비 302억원, 도비 409억원을 비롯한 지방비 419억원, 참가비 등 자체 수입 400억원, 옥외광고 49억원 등으로 구성됐다.

이 가운데 무려 74%를 차지하는 869억원이 조직위 운영비로 잡혔다.

상하수도와 하수처리시설, 주차장, 덩굴터널 등 기반 시설 조성에는 235억원이 편성돼, 대집회장 조성과 행사 무대 설치에 30억원, 교육장 조성에 36억4000만원이 들어갔다.

화장실·샤워장 등 야영장 시설 조성에는 이보다 적은 129억원에 그쳤다.

현장 인프라 구축에 필요한 시설비와 기반 시설 조성비를 합해도 조직위 운영비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연도별로 보면 2021년 156억원, 2022년 398억원, 올해 617억원이 투입됐다.

그런데도, 최창행 잼버리 조직위 사무총장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예산 문제 지적에 대해 2020년부터 잼버리 관련 예산은 1130억원이었다”며 “조직위 인건비는 55억원, 운영비 29억원 등 총 84억원이다”고 말했다.

그는 “나머지 예산은 잼버리 시설비와 행사 사업비로 집행하고 있다”고 다른 예산 배정 내역을 밝혔다.

◇ 관광성 위주 해외 시찰 논란…잼버리 무관한 곳도 여럿

여성가족부와 전북도 등 공무원들이 잼버리 준비 활동을 명목으로 수십건의 외유성 출장을 다녀온 것으로 나타났다.

전북도청 관계자 5명은 2018년 5월 ‘잼버리 성공 개최 사례 조사’ 명목으로 스위스와 이탈리아로 6박 8일 출장을 갔다.

인터라켄, 루체른, 밀라노, 베네치아 등 관광 명소가 포함는데, 정작 스위스와 이탈리아는 잼버리 개최 경험이 없는 나라다.

같은 해 12월 전북도 공무원 등은 호주 스카우트연맹을 방문한다면서 호주로 출장을 갔고, 2019년에는 여가부와 전북도 공무원들이 제24회 세계 잼버리 참관 명목으로 미국에 다녀왔다.

거기에 부안군은 잼버리 개최가 확정되자 ‘크루즈 거점 기항지 조성을 통한 잼버리 개최지 홍보’를 명목으로 2차례 출장을 다녀왔다.

잼버리와 관련된 해외 출장은 전북도와 부안군, 여성가족부 등에서 총 90건 이상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전북도에서 잼버리 추진단 업무를 맡아 해외 출장을 갔던 한 관계자는 “유럽은 출장 가기가 어려워 스위스와 이탈리아를 돌면서 잼버리 조사뿐 아니라 새만금 관광·레저산업을 개발할 방안도 모색했다”고 설명했다.

또, 잼버리 부지에 설치된 글로벌청소년리더센터도 “스위스에 있는 세계잼버리 센터를 벤치마킹해서 만든 것이다”고 해명했다.

◇ “그 많은 세금 어디에 쓰였나”…향후 파장 불가피

정치권에서는 잼버리 예산의 사용처가 의심된다며 조사 필요성을 제기해 향후 정치적 공방이 예상된다.

국민의힘 신원식 의원은 6일 자신의 SNS에 “이번 대회가 끝난 후라도 관계기관은 문재인 정권 5년간 이번 세계대회를 위해 무엇을 준비했고, 1000억원이 넘는 예산은 어떻게 지출했는지 철저히 검증해주길 바란다”고 올렸다.

전북도는 “정부에 폭염 대책 등을 위해 수년간 예산 증원을 요청했었다”며 “조직위에 많은 부분을 협조했고 전적으로 전북이 잘못했다는 것은 억울하다”고 말했다.

전북도의회도 지난 6월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안전대책 관련 국비 예산 투입 촉구 건의안’을 채택하고 128억원의 국비 지원을 요청했지만정부는 일부 국비만 지원했다.

전북도는 “이번 잼버리는 사실상 조직위원회가 주관해 예산 사용 등에 있어서 전북도가 개입할 여지가 무척 적었다”며 “대회가 준비 부족 등으로 난항을 겪자 일부에서 전북도에 책임 전가를 하려고 하는데 무책임한 처사다”고 항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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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