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전 이더리움만 갖고 있어도 320억인데…김남국 '코인자금' 어디서 왔나

5월 초 '60억 코인 보유설'로 불거진 '김남국 코인 의혹'의 실체가 드러났지만 한때 100억원에 달했던 김 의원의 코인자산을 형성한 자금 출처에 대한 의구심은 여전히 남는다.

김 의원이 수십억원의 위믹스를 전송할 당시, 업비트를 단순 자금 이동채널로만 사용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자금 출처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빗썸 지갑'이 핵심 키로 떠올랐다.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가 정회된 후 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 왜 빗썸 지갑이 키인가?…"50억가량의 위믹스, 비트토렌트로 번 게 아니다"

20일 <뉴스1> 종합 취재 결과, 김 의원은 지난해 1월31일 단 12시간 만에 빗썸 계좌에서 47억원 상당의 위믹스 62만개를 업비트 계좌로 보냈다. 이후 업비트에서 44억원 상당의 위믹스 57만7000개를 카카오톡 내 가상자산 지갑 서비스인 클립으로 보냈다.

앞서 김 의원은 진상 조사단에 '비트토렌트 투자로 50억원에 가까운 위믹스를 벌었다'라고 소명했다. 하지만 업비트가 김 의원으로부터 44억원 상당의 위믹스의 출금요청을 받았을 당시, 비트토렌트 거래 내역을 살펴보니 관련 수익금은 10억원가량에 그쳤다.

47억원 상당의 위믹스 자금 출처는 업비트 내 비트토렌트 투자가 아닌, 빗썸 투자 내역에서 찾아야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김 의원은 2021년 초, 업비트에서 비트토렌트에 투자하면서 10억원 가량의 수입을 거뒀고 이후 빗썸으로 자금을 옮겨 '위믹스' 등 복수의 가상자산에 투자하면서 자금을 불린 뒤 디파이 이용 등을 이용하기 위해 업비트를 중간 이동 경로책으로 활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업비트 내 김 의원의 위믹스 거래 내역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업비트를 단순 이동 경로책으로 활용하다보니, 이를 수상하게 여긴 업비트가 FIU에 신고를 하게 됐고, FIU의 신고 내역이 검찰로 넘어가면서 '김남국 코인 게이트'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게 된 것이다.

◇ 김남국 가상자산 총 얼마나 될까…해외 거래소 보유량, 6월 이후 파악 가능해

'디파이 광'인 김남국 의원의 자금 출처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빗썸 내 위믹스 거래 내역 및 위믹스 입금 내역을 주로 살펴야 한다. 빗썸의 실명계좌는 NH농협은행이다.

해외 지갑의 존재 가능성도 있다. 김 의원은 이달 초 논란 발생 후 최초 입장문을 통해 2021년 1월 LG디스플레이 주식 매각 대금으로 가상자산에 투자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후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2016년 2월부터 이더리움에 8000만원가량을 투자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가 이더리움에 투자하고 나서 2개월 뒤 이더리움은 국내 거래소 중 코인원에서 최초로 상장했다. 당시 이더리움에 투자하기 위해서는 해외 거래소에 지갑을 만들어 투자하거나 장외시장을 이용했어야 한다.

2016년 2월 당시 6000원대였던 이더리움 시세는 19일 오후 5시25분 기준 240만원대로, 당시보다 400배나 올랐다. 김 의원이 8000만원을 투자해서, 현재까지 이더리움을 매도하지 않았다면 320억원 상당의 이더리움을 가진 셈이다.

당시엔 지금과 달리 가상자산의 종류가 소수였고 코인의 상승률도 상대적으로 큰 폭이었기 때문에 김 의원이 초기 이더리움 투자로 인해 상당한 자산을 불렸을 가능성도 충분히 존재한다. 다만 김 의원의 이더리움 투자 당시, 국내 거래소 중 이더리움의 거래 지원을 하는 곳이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에 금융당국이 국내 거래소 외 해외 거래소나 장외 시장 거래를 통한 김 의원의 자산 증식에 대해서는 파악하기 어려울 수 있다. 이에 여전히 일각에서는 김 의원의 가상자산 보유와 관련해 은닉 가능성을 여전히 제기하고 있다.

다만 오는 6월부터 해외 가상자산(암호화폐) 계좌를 포함해 해외금융계좌에 5억원 이상의 자산을 보유한 투자자는 올해 6월30일까지 관할 세무서에 사용 계좌를 신고해야 하기 때문에 김 의원이 해외 거래소에서 사용하는 계좌를 제때 신고한다면 향후 금융당국도 김 의원이 해외 거래소에서 보유한 가상자산 규모를 파악할 수 있게 된다.

해외가상자산 계좌를 포함해 해외금융계좌에 5억원이 넘는 자산을 보유한 투자자는 오는 6월1일부터 30일까지 관할 세무서에 해당 내용을 신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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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