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최악가뭄 예고에도 보 열어...光州시민 40일치 물 없앴다

문재인 정부의 4대강 보(洑) 해체 결정 등 비상식적 물 정책이 호남권을 덮친 가뭄 피해를 더 키웠다는 분석이 2일 나왔다.


2019년 3월 28일 오후 죽산보 철거반대투쟁위원회 농민들이 국회 정론관에서 농업용수 고갈시키는 죽산보 철거 반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국민의힘 이주환 의원이 한국수자원공사(수공)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가 금강·영산강 5개 보에 대한 해체와 상시 개방 결정을 내리면서 총 5280만t의 물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뭄에 대비해 최대 수위(관리 수위·평소 채우는 물의 양)로 보를 운영했을 경우 확보 가능한 물의 양과 보 개방 후 저수량을 비교한 것이다. 광주광역시 시민 146만명의 식수를 공급하는 영산강에서만 1560만t의 물이 손실됐다. 광주 시민이 40일간 쓸 수 있는 물(성인 1명이 하루 304.7L 사용 가정)이 사라진 셈이다. 작년 2월 기상청은 ‘50년 만의 최악의 가뭄’을 예보하며 물 부족 사태를 경고했다. 그런데도 문재인 정부는 보 수문 개방을 강행한 것이다.


야당과 환경단체는 그동안 ‘4대강 재(再)자연화’를 주장하며 보 해제를 요구해왔다. 그러나 준설한 뒤 수량은 늘어나고 일부 수질 지표는 시간이 갈수록 오히려 좋아졌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지역 주민들은 “보가 물을 묶어둔 덕분에 홍수와 가뭄 피해 걱정을 덜었다”고 했다. 4대강 사업은 강 바닥을 준설해 ‘물 그릇’을 키우고 제방을 쌓아 홍수를 막으면서 보의 가둔 물로 가뭄에 대비하는 것이 목적이다. 보는 소수력발전(1만kW 이하 수력발전)을 통해 재생에너지도 생산한다.

호남권 가뭄은 더 길어질 전망이다. 4~5일 전국에 비 소식이 예보됐지만 가뭄 해갈에는 부족할 전망이다. 기상청은 “이번 비는 제주와 남해안을 중심으로 많이 내릴 것”이라며 “내륙에는 10~60㎜ 안팎으로 땅을 촉촉하게 적실 정도”라고 했다. 조원철 연세대 명예교수는 “기후변화 여파로 각국이 홍수와 가뭄 피해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거대한 물 그릇인 보를 더 효율적으로 활용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뉴스젠,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