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이 아니었다…`위축된 이재명`이 곧 사법 리스크였나

“성남 시민을 위해 환수한 것이 배임죄입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 잘못도 없는 (검찰이) 또 오라고 하니 제가 가겠습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호소가 서울 망원시장에 울려 퍼졌다. ‘위례·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 사건으로 수사를 받는 이 대표가 오는 28일 검찰에 출석을 고하며 한 말이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18일 서울 망원시장에서 검찰 출석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 대표는 발표 장소로 ‘시장’을 택했다. 앞서 자신을 둘러싼 ‘사법 리스크’와 관련, 국회에서 담담히 말하던 모습과 달리 목소리를 높인 모습 뒤엔 ‘초조함’이 보였다.

예견된 일이었다. 이 대표가 대표로 선출된 이후부터 검찰의 칼날이 연일 날카로워질 것이라는 사실을 당도, 국민도, 심지어 본인도 알고 있었다. 검찰의 수사를 실제로 맞닥뜨리자 당당하던 이 대표의 모습이 변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번 검찰 출석 발표가 대표적이다. 어딜 가나 자신에게 총구를 겨누는 여의도를 피해 자신을 응원해주는 지지자들 앞에서 자신의 억울함을 거듭 토로하는 방식으로 검출 출석 사실을 밝힌 것이다.

다만 이 대표의 읍소에도 “소구력도, 감동도 없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지난 대선 당시와 비교했을 때 새롭지 않다는 것이다. 이 대표의 민생 이슈가 먹히지 않듯, 반복된 해명도 먹히지 않았다. 검찰의 부당함을 지지자 앞에서 토로하는 것은 근본적 해결책이 아니었다.

이 대표가 이례적으로 검찰에 제출한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관련 진술서를 전격 공개한 것 또한 ‘불안함’이 보이는 대목이다. 검찰의 영장 청구 가능성에 여론을 환기시키기 위해 진술서를 공개했다는 분석이다.

‘사법 리스크’는 다른 것이 아니었다. 이 대표를 둘러싼 여러 의혹에 대한 사실 여부를 떠나 이 대표가 불안해하고 위축된 모습을 보이는 것이 곧 ‘사법 리스크’였다. 검찰도 이런 지점을 정확히 노려 측근들 구속에 이어 연이은 소환 통보로 이 대표를 압박하고 있다.

이 대표는 이제 선택해야 한다. 검찰 수사에 더욱 더 당당히 맞서는 모습으로 이 위기를 넘을 것인지, 그러기 어렵다면 사퇴해 당의 부담을 지울 것인지를 말이다. 그게 책임 있는 정치인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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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