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28일 출석 일방 통보에 검찰 '부글부글'…"한번 더 나와라"

'대장동·위례 개발비리 의혹' 소환조사를 앞두고 검찰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간 기싸움이 점입가경이다. 이 대표가 소환통보 일정을 묵살하고 28일 출석하겠다는 입장을 일방적으로 공표하자 검찰은 "협의된 바 없다"며 불쾌감을 나타냈다.

검찰은 이 대표의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최소한 2회 소환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도 분명히 했다. 재소환 여부를 두고도 팽팽한 줄다리기가 예상된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8일 오후 설 명절을 앞두고 서울시 마포구 망원시장을 방문,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검사 엄희준)와 반부패수사3부(부장검사 강백신)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및 부패방지법 위반 혐의 등의 피의자 신분으로 이 대표에게 27일 출석하라고 통보했다.

검찰은 혐의 사실이 장기간에 걸쳐 있어 실체 규명을 위해 최소 2회 소환조사해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 1월27일과 30일 또는 30~31일, 2월 2~3일 출석 등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 대표는 18일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현안이 수 없이 많은 상황에서 주중에는 일을 해야겠으니 28일 토요일에 출석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 측은 출석시간도 오전 10시30분으로 못박아 공표했다.

검찰은 당혹스럽다는 입장이다. 형사사건에서 피의자가 검찰의 소환조사 일정을 일축하는 것은 드문 일이다. 오전 소환조사도 오전 9시30분~10시 시작하는 게 일반적이다. 수사팀에 출석 날짜는 물론 출석 시간까지 피의자가 자의적으로 결정해 밝힌 것이 황당하다는 분위기도 있다.

검찰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출석일자가 이렇게 조율되지는 않는다"며 "이재명 대표가 출석 날짜와 시간을 일방적으로 언론에 밝혔으나 수사팀과 협의한 바 없으며 변호인을 통해 구체적인 날짜와 시간·횟수를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엇박자를 내긴 했지만 소환조사를 거부하진 않은 만큼 검찰은 이 대표의 정치적 상징성과 무게를 감안해 28일 1차 조사를 진행하는 안을 수용하는데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출석시간과 추가 소환 관련 협의가 아직 진행 중이어서 일정이 조정될 여지는 남아있다.

특히 검찰은 대장동·위례 개발비리 등 의혹들이 이 대표의 성남시장 재임 기간 전반에 걸쳐 있는 만큼 확인할 사항이 많아 두 차례 소환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정치권과 법조계에는 혐의 일체를 부인하는 이 대표가 추가 조사에 응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많다. 이 대표 측도 28일 하루 출석 입장 외에 추가조사에 응할지 여부를 언급하지 않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2회 조사가 필요한 이유를 설명하고 변호인을 통해 일정을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소환조사 일정을 둘러싼 신경전과 별개로 검찰은 이 대표 출석에 대비한 보강조사에 심혈을 쏟고 있다.

'대장동 키맨'으로 불리는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를 비롯해 정진상 전 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박정오 전 성남시 부시장 등을 줄소환해 혐의보강 총력전에 나섰다.

검찰은 특히 천화동인1호 실소유주 의혹과 관련한 실체규명에 사활을 걸고 있다. 김씨의 자금관리를 맡아온 두 측근을 구속기소한 검찰은 이날 화천대유 임직원의 주거지 등을 추가 압수수색하며 김씨 압박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저작권자 ⓒ 뉴스젠,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