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민용 “성남시장실에서 이재명에 대장동 사업 보고” 법정 증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성남시장 재직 중이던 2014년 시장실에서 성남도시개발공사(성남도개공) 직원들로부터 대장동 개발 사업과 관련한 보고를 받았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


▲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왼쪽부터),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 남욱 변호사.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재판장 이준철) 심리로 13일 열린 ‘대장동 재판’은 이 사건 공동 피고인인 정민용 변호사의 당사자 신문으로 진행됐다. 현재 ‘대장동 재판’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 남욱 변호사, 정영학 회계사 등 피고인 당사자들을 상대로 하는 증인신문이 차례로 진행 중이다.

성남도개공 전략사업팀장으로 일했던 정 변호사는 이날 재판에서 이재명 대표가 성남시장으로 재직하던 2014년 12월31일 성남시장실에서 진행됐던 ‘대장동 개발사업 추진회의’에서 이 대표에게 관련 내용을 보고했다고 증언했다. 정 변호사는 당시 회의와 관련해 “(이 대표가) ‘지시사항’이라는 문서를 만들어서 배포했다”며 “이 문서에는 개발 일정을 6개월 이내에 서둘러야 하고, 주민들 보상조치를 마련하라는 등 9가지 지시사항이 기재돼 있었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참석했던 또 다른 보고 자리에서는 “(이 대표가) 대장동 사업을 본인이 설계했다고 이야기했고 배경을 설명했다”고도 정 변호사는 말했다.

다만 대장동 개발사업에서 발생하는 추가적인 이익금을 민간사업자들에게 몰아주고, 성남도개공이 갖지 못하도록 하는 ‘확정이익 방침’이나 민간사업자가 가져갈 이익이 커지도록 ‘건설사 배제’ 방침을 세우는 등 개발 비리와 직접 관련되는 지시사항을 하달받은 적이 있냐는 검찰의 질문에는 “그런 지시를 받은 적은 없다”고 답했다.

이날 재판은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가 건강을 회복하면서 약 1달만에 열렸다. 검찰이 최근 김씨의 측근인 이한성 화천대유 공동대표와 최우향 이사를 범죄수익은닉 혐의로 수사하자, 압박감을 느낀 김씨는 지난달 14일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

이날 재판에 출석한 김씨는 재판이 시작하자마자 발언 기회를 요청해 “저로 인해 재판 일정에 차질이 생긴 점에 대해 진심으로 죄송하다. 주변 분들이 곤란한 상황에 처하게 되는 것 같아서 괴로운 마음에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며 “지금은 감정을 추스르고 생각을 정리해 더욱 성실히 사법절차에 임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재판 진행에 차질이 없도록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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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