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욱도 입 열었다…"'천화동인 1호, 이재명 지분' 김만배에 들어"

"2014년 이재명 측에 선거자금 4억 전달"
"분양업자 이모씨로부터 22억 5000만 원 받아"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사건으로 구속됐다가 21일 0시에 석방된 남욱 변호사가 천화동인 1호 지분과 관련해 "이재명 지분이라는 걸 김만배에게 들었다"고 밝혔다.


한 달 전 석방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폭로에 이어 남 변호사가 폭로전에 가세했다. 김용 민주연구부원장에 이어 정진상(54) 더불어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까지 구속되며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직접 '최측근'이라고 언급한 사람들이 모두 구속되며 수사망이 이 대표의 턱 끝을 겨냥했다.


▲남욱 변호사가 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사업 로비·특혜 의혹 관련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남 변호사는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 심리로 열린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김만배 피고인으로부터 천화동인 1호 지분이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실 지분이란 것을 들어서 2015년 2월부터 알고 있었다"고 폭로했다.

검사가 남 변호사에게 "조사 당시 사실대로 진술한 것이 맞느냐"고 묻자, 남 변호사는 "사실대로 진술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 사실대로 다 말씀드리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검사가 '왜 당시(지난해 1차 조사)에는 사실대로 말하지 못했냐'고 질문하자 "당시에는 선거도 있었고, 겁고 많고, 입국하자마자 체포돼 조사받느라 정신이 없어서 솔직하게 말을 못 했다"고 답했다.

남 변호사는 지난달 28일에도 "김만배 씨가 2015년 2월 또는 4월 자신의 지분도 12.5%밖에 안 된다며 제게 25%만 받고 빠지라고 했다"며 대장동 개발사업 민간사업자 지분 중 상당 부분이 이 대표 측 소유라는 취지로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만배 씨가 2015년 '(천화동인 1호 지분과 관련해) 남욱은 25%, 김만배는 12.5%, 나머지는 이재명 성남시장 측'이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남 변호사는 2014년 당시 분양대행업자 이모 씨로부터 22억 5000만 원을 받아 최소 4억 원 이상을 당시 성남시장이었던 이 대표 측에 전달했다고도 진술했다.

남 변호사는 검찰 측이 '이 씨로부터 2014년 4월부터 9월까지 얼마를 받았느냐'고 묻자 "금액 자체를 정확히 확인할 수 없지만 22억5000만원 정도"라고 답했다.

그는 22억 5000만 원의 사용처에 대해선 "선거 기간에 이 시장 측에 전달된 금액이 최소 4억 원 이상"이라며 "유동규 전 성남도개공 기획본부장을 통해 윗선인 형들(정진상, 김용)에게 지급돼 선거 자금으로 쓰였고, 이재명 시장의 투표에 활용하기 위해 어떤 종교 단체에 지급하는 자금 등으로 쓰인 걸로 안다"고 답했다.

남 변호사는 '김만배 씨가 2014년 5월 무렵 강한구 당시 성남시의회 의원에게 4000만 원을 제공한 이유가 뭐냐'는 질문엔 "제가 이재명 시장의 재선 선거자금을 대기 위한 일환으로 강 의원의 선거자금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한편 남 변호사는 이날 0시 5분 구속 기한 만료로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출소했다. 지난해 11월 대장동 개발 이익 651억 원을 민간 개발업자에게 몰아주고 성남도시개발공사에 손해를 입힌 혐의로 구속된지 1년만이다.

남 변호사는 '천화동인 1호는 누구 것이냐' '김용, 정진상에 뇌물을 건넨 혐의를 인정하냐'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고 "죄송하다"는 말만 남긴 채 구치소를 빠져나갔다.

지난 22일 자금법 위반 혐의로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구속된데 이어 정 실장도 구속되면서 검찰의 수사는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정 실장의 신병을 확보한 검찰은 기소까지 최대 20일 동안 '정치적 공동체'로 규정한 이 대표의 직·간접적 개입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수사력을 모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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