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물살 타는 李 '불법대선자금' 수사…2014년 뇌물죄 수사로 번질듯

김용·정진상, 1억5000만원 받은 혐의 뇌물죄 공소시효 남아
남욱 내달 구속만료
"유동규처럼 석방" 전망도
김만배 석방 가능성 커
곽상도 "이재명게이트 드러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관련 '불법 대선자금' 의혹으로 확대된 '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 의혹' 수사가 2014년의 뇌물죄 수사로 번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가 최근 검찰에 "2014년 지방선거 전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 측근에게 총 1억5000만원을 줬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검찰은 이와 함께 '대장동 일당'이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이 대표 측근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에게 8억4700만원을 줬다는 정치자금법 위반 의혹을 수사중이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21일 `대장동 개발 비리` 관련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으로 향하고 있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부장검사 강백신)는 2014년 '대장동 일당'이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과 정진상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에게 각각 건넸다고 하는 1억원과 5000만원의 행방에 대해 수사중이다. 특히 검찰은 해당 자금이 대장동 사업 블록 5개에 대해 분양대행을 한 분양대행업체 대표 이 모씨가 남욱 변호사에게 준 돈의 일부라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분양대행업자가 민간 부동산 개발업자에게 분양대행 사업 수주를 위해 뒷돈을 주고, 이를 다시 부동산 개발업자가 지방선거를 앞두고 대장동 등 인허가권자인 성남시장 재선 출마자 측근에게 전달했다는 의혹이다. 해당 의혹에 대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상 뇌물죄를 적용할 경우 공소시효(10년)가 아직 남아 있다고 볼 수 있다. 돈을 받은 것으로 지목된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당시 성남시의원이었다.

앞서 검찰은 지난해 11월경 대장동 사업관계자로부터 "2014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씨가 남욱 변호사에게 12억원가량을 전달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이씨가 대표로 있는 분양대행업체는 2014년 위례신도시 개발사업(A2-8블록) 분양대행을 맡았고 이후 화천대유자산관리가 시행을 맡은 대장동 5개 블록 아파트 분양 대행을 모두 맡았다. 이씨는 국정농단 사건을 맡은 박영수 전 특별검사의 인척이다. 검찰은 지난 19일 김 부원장을 체포하고 이틀 뒤 구속한 뒤 그를 수시로 불러 조사를 진행중이라고 한다. 김 부원장의 구속수사 기간은 최대 다음달 7일까지다.

법조계에서는 남욱 변호사와 김만배 씨의 석방 여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남 변호사의 김씨의 구속기간은 내달 21일과 25일 각각 만료될 예정이다. 지난 20일 구속 1년만에 석방된 유 전 본부장처럼 이들도 석방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김씨는 대장동사건으로만 재판을 받고 있는만큼 석방 가능성이 크다.

유 전 본부장은 지난해 10월 특가법상 뇌물죄, 같은해 11월 특가법상 배임죄로 구속기소된 뒤 올해 5월 석방을 앞두고 추가 구속영장이 발부돼 1년간 구속된 상태였다가 지난 20일 석방됐다. 검찰은 위례신도시 개발 의혹과 관련해 유 전 본부장을 추가기소하며 대장동 사건과 재판 병합을 해달라고 법원에 신청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그 결과 유 전 본부장은 석방된다. 이를 두고 민주당을 중심으로 '검찰이 불법 대선자금 진술을 받는 대신 유 전 본부장을 석방한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돼 왔다. 이 같은 의혹을 갖고 있는 이들은 최근 남 변호사가 불법 대선자금 의혹과 관련해 검찰 수사에 협조적인만큼 검찰이 그를 석방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남 변호사 역시 검찰이 최근 위례신도시 사건 관련 추가소하며 대장동 사건과 재판 병합을 신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은 상태다.

한편 '50억 클럽' 의혹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곽상도 전 의원은 "(대장동 사건이)이제 세월이 흐르니까 이재명 게이트인게 드러나지 않느냐"고 말했다. 곽 전 의원은 이날 서울중앙지법에서 특가법상 뇌물죄 혐의와 관련해 재판에 출석한 뒤 휴정 시간에 기자들과 만나 '이재명 불법 대선자금' 의혹에 대해 "흥미롭게 보고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또 "(나는)이재명 대표, 정진상 실장, 김용 부원장, 유동규 전 본부장을 전부 모르는데, 저는 저로서는 지금 황당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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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