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법원의 ‘비대위 전환 가처분’ 신청을 인용한 것을 두고 내홍이 격화 되고 있다. 권성동 원내대표 체제 하에서 새로운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는 것에 대해 의원들의 반발이 잇따르고 있어서다. 안철수 의원도 ‘원내대표를 새로 뽑아야 한다’고 주장하며 ‘도로 권성동’ 체제에 반기를 들었다. 전국위원회 개최 열쇠를 가진 서병수 의원도 새로운 비대위 설립에 반대했다.

안 의원은 29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새로운 비대위를 구성하자는 주장은 법원의 판결 취지에 맞지 않으며, 법적 다툼의 미로 속으로 들어가는 길이다. 가능하지도 않고 옳지도 않다”고 밝혔다.

안 의원은 또 “여당이 혼란에 빠져 중요한 개혁의 골든타임을 허비하는 것은 국민과 국가를 위한 도리도 아니고 대통령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며 “누구의 책임이나 잘잘못을 따지기에 앞서 사태를 빨리 수습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럴 때일수록 겸허한 마음으로 국민 앞에서 정도를 걸어야 한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권성동 원내대표께서는 스스로 현명하게 판단해서 구성원들의 집단지성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즉시 여건을 만들어주셔야 한다”며 “새로운 원내대표를 뽑아 직무대행 체제로 돌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서 의원도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두번 실수, 두번 잘못은 해선 안된다고 본다. 처음에 우리가 지도부가 와해되면서 제가 상임전국위 열고 전국위 열어서 과정을 진행시켰다”며 “그때의 상임전국위 열어서 지금 현재의 상황이 비상상황이다라고 하는 것을 규정하고 전국위를 열어서 비대위원장을 의결했다”고 말했다.

서 의원은 “직무대행 체제에서 비대위 그담에 전대 거쳐서 새 지도부를 구성하느 데 있어서 어떤 하자 이런것들이 치유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그래서 그런 과정 거쳤지만, 지난번 법원 판결로 인해 그런것이 무효화 됐다고 생각한다. 그러면 똑같이 그런 과정을 또 절차와 과정 거쳐서 결론 낸다고 하면 법원에 의해서 또다른 잘못된 결정이 일어날 가능성이 많다”고 강조했다.

서 의원은 “잘못된 결정을 반복해선 안된다고 본다. 그래서 첨에도 제가 주장했던 바와 마찬가지로 직무대행 체제로 가면서 앞으로 정치적인 과정을 통해서 전당대회로 가고, 또 이준석 대표도 잘 설득을 시켜서 함께할 수 있는 그런 정치적 지도력을 발휘하는 것이 바람직 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소위 ‘윤핵관’ 측에선 새로운 비대위 구성 방안 추진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당의 위기는 새로운 비대위 출범으로 마무리 돼야 한다”며 “실무진들과 더 상의를 해 봐야겠지만 추석 연휴 전에 새로운 비대위가 출범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서 신속하게 추진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또 “현재 당이 비상상황이라는 것을 재확인했고 이에 따라 새로운 비대위 구성을 합의했다”며 “당이 석 달 가까이 혼란에 빠져있다. 이준석 전 대표의 성 상납 의혹으로 촉발된 윤리위 징계와 비대위 출범 가처분 인용, 과열된 내부 갈등 등 어려움이 쌓여 있다”고 말했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당 일각에서 권성동 원내대표를 향한 사퇴 압박이 제기되는데 대해 “아니 그러니까 당 수습은 누가 하나. 새로운 비대위를 출범시키기로 했는데 새로운 비대위를 출범시킬 사람이 없잖으냐”고 말했다.

장 의원은 “긴급 의총까지 열어서 다수 의원들이 결의를 했잖느냐, 입장문이 나왔고. 그대로 하면 되지 않을까”라며 “의총에서 다수 의원들이 (결의문의) 문장 하나하나에 대해서까지 서로 얘기해서 다 다수가 합의해 입장문을 냈다. 일단 그 입장문대로 가는 것이 맞지 않으냐. 존중해야 한다. 밖에 나와서 딴소리하는 게 당에 도움이 될까”라고 강조했다.

권 원내대표측 역시 ‘비대위원장 직무대행’ 체제 유지에 힘을 실었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지금 현재 비대위는 법적 논란과 관계 없이 일단 당의 책임지는 그룹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새 비대위가 구성될 때까지 책임을 다하는 자세로 회의를 진행한다”면서 “추석 전까지 새 비대위 출범시킬 때까지 최선을 다한다는 이야기를 안에서 논의했다”고 밝혔다.

박 수석대변인은 이어 “지금 비상 상황을 정리하고, 우리 당헌당규상 당대표가 있어야만 불가피하게 할 수있는 일들이 있으므로 비대위원들의 의견을 모아 만장일치로 일단 권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 직무대행을 맡아서 새 비대위 출범 때까지 비대위를 꾸려나가기로 저희끼리 합의했다”며 “이게 의결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 비대위원 만장일치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국민의힘 중진 의원들 및 일부 의원들은 ‘도로 권성동’ 체제에 대해 반발 기류가 거세다. 윤상현·유의동·최재형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권 원내대표의 자진사퇴와 함께 새 비대위 대신 최고위 복원을 재차 촉구했다.

윤 의원은 “새로운 비대위 구성은 꼼수로, 법원의 가처분 결정과는 아주 동떨어진 내용이다. 새 원내대표를 선출해 새 지도부를 구성해야 물꼬를 틀 수 있다”고 말했다.

하태경 의원도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대다수 국민들은 권 원내대표가 수습하겠다고 하는 것도 본인 욕심에 불과하다고 보고 있다”며 “이 전 대표를 쫓아내는 비대위를 또 한 번 더 하겠다는 수습방안은 법원에 철퇴를 맞았기 때문에 해법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천하람 혁신위원은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새 비대위를 제시한 지난 주말 의총 결론과 관련 “법원의 결정은 필요 없고, 우리는 어떻게든 이준석이 당으로 돌아오는 것을 막겠다는 감정이 드러난 결정이었다”라며 “의원들이 대통령을 임금님으로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태흠 충남지사는 페이스북에 “지금 당을 어렵게 만든 책임 있는 장본인은 권 원내대표다. 작금의 사태 수습의 첫 출발점은 권 원내대표의 사퇴여야 한다”고 적었다.

이준석 전 대표 소송대리인단도 이날 오후 입장문을 언론에 배포하고 “오늘(29일) 서울남부지방법원에 무효인 비대위의 활동을 중단하기 위한 추가 가처분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전 대표측 변호인단은 “무효인 비대위원장의 직무대행도 무효이고, 무효인 비대위원장이 임명한 비상대책위원도 무효이며, 비상상황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설치한 비대위 자체가 무효이다. 무효인 비대위가 임명한 ‘무효 직무대행’과 ‘무효 비대위원’은 당을 운영할 적법한 권한이 없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