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특검법에 한동훈 탄핵? 민주 강경파에 우려 커져

더불어민주당 강경파 의원들이 ‘김건희 특검법’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 탄핵’ 카드를 꺼내든 데 이어 최고위원 후보들도 법안 발의에 참여하며 동조하고 있다. 새 지도부가 강성 지지층에 편승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과 의원들이 2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민주당 의원 12명은 지난 22일 ‘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의 주가조작·허위경력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검법’을 발의했다.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뒤 김건희 여사가 연루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진행이 지지부지한 만큼 특검 수사로 이를 규명하자는 취지다. 최고위원 후보인 정청래·서영교·장경태 의원도 공동 발의자로 이름을 올렸다. 법안 대표 발의자인 김용민 의원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 탄핵도 주장했다.

특검법을 두고는 민주당 원내지도부 안에서 엇박자가 노출되기도 했다. 진성준 원내수석부대표는 “상황에 따라 당론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엄포를 놓았으나, 박홍근 원내대표는 “원론적인 발언으로 이해해달라”며 바로잡았다. 오영환 민주당 원내대변인도 25일 “(특검법은) 개별 의원의 발의이고, 당장 당내 최우선 논의사항이 아니다”라며 “김건희 여사 관련 범죄 연루 의혹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는 만큼 모든 가능성은 다 열려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에서는 정권 초기 역풍이 불 수 있는 특검 카드는 자제해야 한다는 의견이 중론이다. 하지만 몇몇 의원들이 강성 지지층의 요구에 먼저 올라타고 유력 최고위원 후보들이 뒤따라 편승하는 상황이 그 자체로 “불길한 신호”라는 우려가 당내에서 적지 않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일부 지지층만 바라보는 강경파 정치인들은 결국 한동훈 장관 등 검찰주의자와 ‘적대적 공생’의 길을 가고 있는 것”이라며 “차기 지도부 다수가 강경파로 구성될 텐데 ‘검수완박’의 악몽이 반복되지 말라는 법이 있냐”고 말했다. 또 다른 의원도 “차기 지도부에서 ‘친명’을 자처하는 강경파 의원들과 강성 지지층의 요구가 거셀 것이다. 이들과의 관계 설정이 이재명 의원의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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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