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현에 등 돌린 169명 민주당 의원들..국회 밖 '나홀로' 기자회견

박지현 "아예 거절당해..마음속 지지 의원은 있었다" 해명
비대위 '불허'와 '어대명' 비판 부담느낀 듯..다른 청년 출마와 딴판

 "제가 아예 거절당했다. 처음에는 수락했다가 '같이 서야 한다'고 하니 일정상 같이 서줄 수 없다고 한 분도 있었다."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15일 오전 9시30분 지하철 9호선 국회의사당역 6번 출구 앞에서 진행한 8·28 전당대회 당 대표 출마 선언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했다.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8·28 전당대회 당 대표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애초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을 이용하려 했으나 의원실의 협조를 구하지 못한 데 이어 같은 시간 국회 중앙 분수대 앞(우천 시 소통관 1층)에서 당 대표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자 했지만, 회견 30분도 채 남기지 않은 시간 국회 방호과의 제지로 국회 밖으로 장소를 옮겼다.

이와 관련해 박 전 위원장은 "국회 경내에서는 의원을 대동하지 않으면 어디서든 회견이 불가하다고 한다"며 "부득이하게 국회 정문 앞에서 진행하려 한다. 혼선을 드려 죄송하다"고 했다.

비슷한 시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열린 이동학 전 최고위원의 당대표 출마 선언 기자회견, 김지수 그린벨트 공동위원장의 최고위원 출마 선언 등 청년들의 기자회견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이들은 각각 김한규, 유정주 의원이 기자회견장을 대관해줬지만, 박 전 위원장을 도와줄 의원은 민주당 169명 중 한 명도 없었던 셈이다.

박 전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 후 질의응답을 통해 "대놓고 지지하는 것은 어렵지만, 정말 마음속으로는 지지하고 있다고 말씀해주신 의원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박 전 위원장이 우상호 비대위원장 등 비대위의 '출마 불허' 방침에 반발하며 출마를 강행한 것과 이른바 '어대명'(어차피 당 대표는 이재명) 분위기 속 박 전 위원장이 이 의원을 향한 비판 강도를 높이는 것 등이 의원들에겐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박 전 위원장은 이날 출마 기자회견을 통해 이 의원을 향해 "이번 전대에서는 쉬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차기 대선에서 후보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지금) 나오면 당도, 이 의원도 큰 상처를 입을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또 '전대 후보 등록을 하더라도 반려되지 않겠는가'란 질문에 "반려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고 받아들여질 것으로 생각한다"며 "후보 등록이 좌절된다면 청년 정치에 대해 원외에서 어떻게 역할을 할지 더 많은 청년과 논의해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민주당 비대위는 박 전 위원장에 대해 당헌·당규상 '권리당원 6개월'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선거권 및 피선거권이 없다는 이유로 출마를 불허했다. 당무위 역시 "비대위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밝히며 출마 불허 결정에 사실상 동의했다.

그럼에도 박 전 위원장이 출마 강행 의지를 보이자 우상호 민주당 비대위원장은 전날 오찬 회동을 갖고 "참 난처하다"며 "그렇게 말하는 부분은 존중하겠지만 당의 결정은 번복할 수 없다"고 했다.

우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제 박 전 위원장에 대해선 언급 안 하려 한다. 할 만큼 했다"며 "박 전 위원장 건은 이제 더 이상 묻지 말아달라"고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당대표 출마를 선언한 김민석 의원 또한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박 전 위원장은 정치를 잘못 배웠다. 우기면 된다는 오만의 보여주기 쇼"라며 "지금까지 자신이 비판해 온 대상과 뭐가 다른가. 선당후사가 지금 민주당에 가장 필요한 가치"라고 지적했다.

박 전 위원장 측은 이날 출마 선언을 한 만큼, 당 실무진의 판단까지 기다려보겠다는 입장이다.

박 전 위원장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대관 요청을 위해 여러분과 접촉했지만 변수가 많았다. 소위 말하는 친명(친이재명)계는 아니었다"며 "당 실무진의 판단 결과에 따라 박 전 위원장의 다음 행보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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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