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경고등' 尹대통령, 도어스테핑 잠정 중단

"코로나 예방" 밝혔지만..논란 반복되는 상황 고려한 듯

▲윤석열 대통령이 7월8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과 동시에 진행해 온 출근길 '도어스테핑'(약식 회견)을 잠정 중단한다. 표면적 이유는 '코로나19 예방'이지만, 비선 국정운영 및 인사 실패 논란이 거듭되는 상황을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특히 이날 발표된 복수의 여론조사에서 윤석열 정부에 대한 긍정평가가 30%대에 머무는 현상이 재차 확인됐고, '부정평가'는 큰 폭으로 오르는 등 지지층마저 등을 돌리고 있는 '비상 상황'도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보인다.


대변인실은 11일 언론 공지를 통해 "코로나19가 확산됨에 따라 대통령의 도어스테핑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며 "대통령 공개 행사의 풀 취재도 가급적 최소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대변인의 브리핑 역시 가급적 서면 브리핑 중심으로 진행하겠다"고 했다. 대변인실은 "그 대신 대통령 행사의 영상과 사진 등은 전속(대통령실 직원)을 통해 신속히 제공하겠다"며 "또 기자들의 궁금증을 수시로 받아 최대한 성실히 답변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용산 대통령실은 사무 공간이 매우 밀집해 있는 데다 대통령 집무실과 기자실이 분리돼 있지 않다"며 "그만큼 감염병 확산에 취약한 점을 감안해 기자 여러분들의 양해를 당부드린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이 취임과 동시에 의욕적으로 진행해 온 도어스테핑은 '파격적'이란 평가 속에 새 정부가 추구하는 탈권위의 상징으로 꼽혀왔다. 그러나 '각본 없이' 진행된 도어스테핑에서 '실언 논란'이 연일 불거지며 오히려 윤 대통령 지지율에 악영향을 끼치는 요소가 됐다.

특히 김건희 여사 비선 수행 등 부인과 관련한 논쟁적 이슈를 대하는 윤 대통령의 답변 태도나 전임 정부를 소환해 비교하는 방식의 소통은 여권에서조차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여당 일부 인사들은 여러 경로를 통해 도어스테핑에 대한 우려를 대통령실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진다.

대통령실 내부에서도 "창문을 열어놓은 건데 비바람이 너무 많이 들어오는 상황"이라며 윤 대통령의 발언으로 논란이 생기고 이에 따라 해명이 거듭되는 등 역기능이 점차 많아지는 상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윤 대통령이 언제 도어스테핑을 재개할 지는 미지수다. 일단 코로나19 확산을 우려로 중단한 만큼 국내 확산 추이를 살펴야 하는데, 최근 신규확진자 규모가 전주 대비 두 배 이상 뛰는 '더블링'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상당기간 중단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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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