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스럽다" "역겹다"… 文, 대통령실 이전 제동에 야권 분노

文, 대통령실 이전 비용 국무회의 상정 안 해… 인수위·野 분통
인수위 관계자 "임기 50일 남은 대통령이 전형적인 발목 잡기"
김기현 "文, 공약 팽개치고 구중궁궐 청와대서 혼밥 즐긴 불통"

문재인 대통령이 안보공백을 이유로 국무회의에서 대통령집무실 이전 비용을 상정하지 않자 인수위와 야권 관계자들이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고 있다. 문 대통령이 임기 말에 새로운 정부의 발목잡기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인수위 관계자는  "문재인 대통령이 임기 50일 남겨두고 전형적인 발목잡기를 하고 있다"며 "곧 퇴임하시는 대통령이 당선인 공약 시행에 발목을 잡고 몽니를 부리는 것이 국민들께 어떻게 보이겠느냐"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윤석열 당선인이 청와대에 꼭 들어가야만 하는 사정이 있는 것이냐"며 "그런 것이 아니라면 문재인 대통령의 행태는 납득하기 힘들다"고 비판했다.

인수위 청와대개혁TF 팀장인 김용현 전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도 22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북한이) 그동안 수십 차례의 미사일 발사와 도발을 통해 우리 국민의 안전을 위협해왔음에도 불구하고 이 정부가 도발을 도발이라 말하지 않았다"며 "그분들이 안보 운운하는 이 자체가 굉장히 저는 역겹다"고 질타했다.

국민의힘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청와대가) 안보공백 같은 얘기를 집무실 이전 때문에 야기한다고 하는 것은 의아하다"면서 "그럼 당신(문재인 대통령)께서는 왜 예전에 광화문 이전을 하겠다고 하셨던 것인지, 그럼 그 기간에는 안보공백이 없었던 건가"라고 반문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원내대책회의에 나와 "청와대를 벗어나겠다는 약속은 5년 전 문재인 대통령도 큰소리치며 했던 것임에도 불구하고, 은근슬쩍 약속을 내팽개쳐버리고 5년 내내 구중궁궐 청와대 안에 숨어서 '혼밥'을 자주 즐기며 불통의 제왕적 대통령으로 군림했다"며 "(국민들은 문 대통령이) 임기 마지막까지 좀스럽고 민망하게 행동한다고 평가할 것"이라고 질타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 인수위가 요구한 대통령집무실 이전 비용을 상정하지 않았다. 예비비에서 지출되는 인수위 예산을 문 대통령이 편성해 주지 않은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국가안보와 국민경제, 국민 안전은 한순간도 빈틈이 없어야 한다"며 "군통수권자의 책무를 다하겠다"고 언급했다. 사실상 자신의 남은 임기 동안 대통령집무실 이전에 협조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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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