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의 '인물론'이냐 尹의 '심판론'이냐..25년만에 투표율 80%넘을까

사전투표율 36.93%..'역대 최고' 기록
80% 넘으면 제15대 대선 이후 25년만
전문가, 최종 투표율 '70%대 후반' 전망
높은 투표율에 따른 유불리 관측은 엇갈려
與 "초보 운전자에 위기의 韓 맡길 수 없다"
野 "불공정·비상식 심판..압도적 투표 필요"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최종 투표율이 80%를 넘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지난 4~5일 진행된 사전투표는 이미 역대 최고인 36.93% 투표율을 기록한 상태다. 최종 투표율이 80%를 넘는다면 지난 1997년 제15대 대선 이후 25년만의 일이다.

여야는 일제히 본투표 참여를 독려하면서도 저마다 투표율에 따른 유불리 계산에 분주하다. ‘인물론’을 꺼내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측은 50%가 넘는 호남의 사전투표율을 근거로 지지층 결집이 일어나고 있다고 자신한다. 반면,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경우 뜨거운 정권교체 열망이 역대 최고 사전투표율로 나타났다며 높은 투표율이 승리를 안겨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상호 민주당 총괄선거대책본부장은 8일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선대위 회의에서 “대한민국의 변화를 바라는 국민들의 총결집이 이뤄지고 있다. ‘그래도 윤석열은 아니잖아’라는 기류가 강해지고 있다”며 “초보 운전자에게 위기상황인 대한민국을 맡길 수 없다. 유능한 경제 대통령 이재명 후보만이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윤 후보를 겨냥해서는 ▷병역기피 ▷봐주기 수사 ▷김건희 주가조작 의혹을 거론하며 “셋 중 하나만 있어도 실격인데 아직도 공정과 상식을 이야기한다. 기만 가득한 윤 후보에게 나라를 맡길 수 없다. 거짓과 위선을 응징해달라”고 날을 세웠다.


권영세 국민의힘 선대본부장 역시 이날 국회서 열린 확대선대본부 회의에서 “모든 불공정과 비상식을 심판하는 날이 내일”이라며 ‘압도적 지지’를 호소하고 나섰다. 그러면서 “선관위의 무능, 편파에 불신을 품는 것을 알지만 그럴수록 압도적인 투표가 필요하다”며 “모든 수단을 동원해 부정선거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 우리 당을 믿고 투표장에 나가달라”고 지지층에 당부했다.

민주당을 겨냥해서는 “저급한 마타도어를 계속하고 있다”며 “지금도 터무니없는 글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렸다가 사실이 아니면 삭제하는 소위 ‘삭튀’를 반복하고 있다. 잘못된 국정운영도 ‘삭튀’를 반복하니 국민 고통이라는 상처가 남는다. 무능한 ‘삭튀정권’에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최종 투표율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사전투표 문화 정착으로 인한 분산투표가 이뤄졌다고 보는 반면, 막판까지 이어진 ‘초박빙’ 승부가 유권자들을 투표장으로 이끌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여기에 지난 5일 코로나19 확진자 사전투표에서 발생한 선거관리위원회의 부실 운영이 변수가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마지막으로 투표율이 80%를 넘었던 것은 지난 1997년 치러진 제 15대 대선(80.7%)이었다. 이후 25년간 4번의 대선에서는 80%를 넘지 못했다. 2002년 제16대 대선 70.8%에 이어 2007년 제17대 대선의 경우 63.0%로 역대 최저치를 찍었다. 이후 2012년 제18대 대선은 75.8%, 2017년 제19대 대선은 77.2%였다.


전문가들은 지난 19대 대선 당시와 비슷한 70%대 후반에 달할 것이란 전망에 무게를 실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본투표율은 지난 대선 (투표율)전후가 되지 않을까 한다”며 “사전투표율이 높았던 것은 분산투표의 성격이 있는데다, 코로나19 팬데믹을 피하려는 경향, 거대 양당이 모두 유난히 사전투표를 독려한 것이 일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사전투표율이 높았다고 무조건 본투표율이 높은 것은 아니다”면서도 “당초 양강 후보에 대한 비호감도가 높아 그리 (투표율이) 높지 않을 것으로 봤는데, 오히려 이번 투표율의 관전포인트가 지난 대선 투표율(77.2%)을 넘을까 여부가 될 만큼 투표율이 올라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높은 투표율에 따른 후보별 유불리에 대한 관측은 엇갈렸다. 엄 소장은 “윤 후보는 60대 이상과 20대가 주요 지지 기반으로 전체 유권자의 약 47%, 이 후보는 4050 세대가 주요 지지 기반으로 약 38% 정도 된다”며 “정치 지형상 투표율이 높을수록 윤 후보에게 유리해지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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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