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비싼데 더 오른다···"'이것'도 끊는다" 서민 '눈물'


세계 커피 원두 생산 2위인 베트남에서 가뭄이 지속되면서 원두 가격이 계속해서 고공행진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커피 시장의 양대 품종 중 하나인 로부스타 원두의 원두 기준가는 올해 약 50% 급등했다. 최소 16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한 것이다.

블룸버그는 최근 베트남에서 커피 원두를 생산하는 농부나 중개인이 원두 물량을 비축해두면서 기존 계약이 불이행되는 경우가 기록적으로 늘었다고 전했다. 수출업체가 공급처를 확보하지 못하는 일도 부쩍 늘었다. 원두 공급 부족이 계속되면 더 비싼 값을 받을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베트남에서 이런 원두 비축 사태가 벌어진 것은 동남아 전역을 덮친 심각한 가뭄으로 인해 원두 재배 농가들이 심각한 물 부족 현상을 겪고 있어서다. 베트남 중부 닥락성의 커피업계 단체 관계자는 “원두 주요 생산지인 중부 고원 지방 호수들이 고온 건조한 날씨로 저수량이 크게 줄었고, 지하수도 말라붙었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닥락성의 2024~2025년 시즌 원두 수확량은 전년 대비 15%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며, 원두 가격도 현재 ㎏당 13만동(약 7060원)에서 향후 15만동(약 80150원)까지 오를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는 “각국의 날씨가 더욱 불규칙해지고, 건조해지면서 세계적으로 원두 공급 부족 추세가 4년째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원두 재배 농부인 응우옌 테 후에는 "농장에 댈 물이 없다"면서 고온으로 깍지벌레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가뭄이 계속되면 우리는 새 시즌에 팔 새 원두가 많지 않을 것"이라고 걱정했다.

그 결과 원두 농가·중간상인들은 원두 가격이 현재 ㎏당 13만동(약 7천60원)에서 향후 15만동(약 8천150원) 수준으로 오를 것으로 본다고 베트남 커피 수출업체 간부인 쩐 티 란 아인은 전했다.

이처럼 원두값이 급등하자 원두를 시장에 내놓지 않고 비축하는 원두 농가와 중간상인들이 늘고 있으며, 물량을 확보하지 못한 수출업자들이 수출계약을 이행하지 못하는 사례도 잇따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프랜차이즈 커피 한 잔에서 원두 가격이 차지하는 비율이 5% 내외인 점을 고려하면, 원두의 가격 인상이 커피 음료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는 “스타벅스 등 커피 체인에 주로 납품되는 아라비카가 어느 정도 가격 방어를 해주면서 소비자들의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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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